이통3사, '속도'놓고 공개 설전…5G 경쟁 본격 수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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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속도'놓고 공개 설전…5G 경쟁 본격 수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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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우리가 가장 빨라"…KT·SKT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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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LG유플러스의 도발에 이통3사간 5G 속도 경쟁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5G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지만 현재까지 가입자비율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 격차를 벌리기 위한 5G 품질 경쟁이 표면화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애드버토리얼(광고)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 인해 이통3사가 속도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3일 하남 스타필드에서 이통3사의 VR서비스 비교체험 행사와 각종 매체를 통해 "서울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밝혀 KT와 SK텔레콤을 자극했다.

LG유플러스는 5G 초기 가입자가 2030대의 젊은층임을 감안해 홍익대학교,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서울 시내 대학교 3곳에서 LG전자 V50씽큐를 사용해 벤치비로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3사중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LG유플러스였다. 연세대에서 측정 지점 반경 2㎞내에 기록된 벤치비 속도 평균은 LG유플러스가 519Mbps로 가장 빨랐고 SKT가 309Mbps, KT가 202Mbps 순이었다.

한양대에서도 LG유플러스가 588Mbps를 기록해 가장 빨랐고 홍익대에서는 갤럭시S10단말로 측정시 경쟁사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측정결과를 두고 KT와 SKT는 강하게 반발했다. 각각 백브리핑과 스터디 자리를 통해 LG유플러스가 조건을 가장 빠른 속도가 나올 수밖에 없도록 유리하게 조정했고 속도 측정 자료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KT는 벤치비의 단점을 어필했다. 홍익대학교,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서울 시내 3개 대학가에 대한 이동측정을 하면 KT가 LG유플러스보다 빠르고 3사중에서도 제일 빠른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가입자들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5G 단말기인 갤럭시S10이 아닌 V50씽큐로 측정한 점도 지적했다.

KT 관계자는 "공정한 품질을 측정하려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갤럭시S10 단말기로 했어야 하지만 자사 계열사인 V50씽큐로 측정한 것은 다소 치졸한 행태로 보인다"며 "고 비판했다.

SKT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다양한 방식에서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인 측정시스템인 '드라이빙 테스트'가 아닌 벤치비 측정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SKT 관계자는 "드라이빙 테스트 결과 현재로서 SKT가 (경쟁사중)이기는 곳이 훨씬 많다"며 "1등 사업자로서 우리 품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시장에서 적절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KT와 SKT가 LG유플러스의 측정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서로 '1등'이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LG유플러스는 공개적으로 전면전을 선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압도적인 속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5G 네트워크 속도품질에 대한 경쟁사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이통3사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한다"며 "경쟁사의 속도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개 검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관련법 위반을 들며 고소고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속도 문제에 대한 설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입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커버리지(서비스 수신가능 범위) 구축으로 5G 체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이통사들의 주장과 달리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 가입자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이통사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서울, 수도권에서 비교적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5G는 지방으로 넘어가면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도 LTE보다 느리다는 비판글까지 줄줄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5G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올해 연말까지 3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치가 나오는 가운데 LTE보다 못한 속도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이통3사가 주장하는 '빠른 속도'를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커버리지가 구축돼야 하는데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커버리지 등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주는 5G 기지국은 지난 6월 기준 전국에 6만1246국이다.

더군다나 실내에서 5G는 아직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통 3사가 지난 6월부터 주요 공항 및 KTX, 역사, 대형 쇼핑센터, 전시장 등 전국 120여개 인구밀집 건물에 5G 기지국 구축에 나섰으나 이 역시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5G 커버리지 맵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가입자들이 일일이 찾아보며 어디서 5G가 되는지 찾으러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어느 곳이 더 빠르고 느리고를 따질 것이 아니라 가입자들이 체감 속도를 느끼는 시기를 앞당기는데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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