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브랜드 스토어…제주항공 '사업 일탈' 혁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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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브랜드 스토어…제주항공 '사업 일탈' 혁신 부를까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4월 1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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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오션' 항공업계서 수익원 다변화 절실…업계 "중장기 측면서 현명한 판단"
▲ 서울 마포구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7층 로비에 마련된 브랜드 스토어.
▲ 서울 마포구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7층 로비에 마련된 브랜드 스토어.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제주항공(대표이사 이석주)이 포화한 항공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 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전통적인 여객 운송 서비스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의 '일탈'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주항공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4% 증가한 1조259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0.1% 감소한 1012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수익성이 악화한 현상은 유가 등 외생변수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업계 특성과 작년 사업 규모가 확장된 점이 맞물려 발생했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항공권 가격도 오른다. 항공권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에 유가가 담겼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유가 상승세가 나타날 때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강화할 수 있지만 수개월 이상 중장기 지속될 경우 여행 수요가 위축돼 오히려 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

제주항공은 작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신규 노선을 적극 취항하고 기재를 늘리는 등 사업 외연을 넓혀왔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여객기의 수는 작년 말 기준 39대로 전년 말 대비 8대 증가했다. 대구, 부산, 무안 등 지방공항 5곳에서 작년 한 해 간 국제선 노선 17개를 취항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영업 비용도 만만찮게 들었다. 제주항공이 추산한 결과 작년 유가가 기준 대비 5% 증가할 경우 늘어나는 비용은 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09억원) 대비 54.1% 확대된 수치다.

제주항공은 유가 변동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유가선도계약 등 파생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영업 수익을 늘려 현금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국토교통부의 사업면허 승인을 받은 점은 기존 항공사들 사이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요소"라며 "항공 서비스 차별화가 우선시되고 있지만 사업 다변화에 대해 고민하는 것 또한 고려사항이 아닌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사업 다변화 일환으로 새롭게 일궈온 주요 사업으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이하 홀리데이 호텔) △지상조업 자회사 JAS 출범 △인천공항 라운지 운영 등이 꼽힌다.

작년 9월 운영 개시된 홀리데이 호텔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주항공 모그룹 애경그룹 사옥의 7~16층에 위치한 294실 규모의 숙박시설이다. 제주항공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브랜드를 도입해 구축했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공항철도의 홍대입구역과 연결돼 국내외 여행객의 숙박 편의를 도모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데 사업 방점이 찍혀있다.

이달 7일에는 호텔 7층 로비에 에어카페 상품, 홍보모델 굿즈 등 기내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스토어를 개점하며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AS는 제주항공 자체 조업 서비스를 구축해 운항환경을 개선하고 정시성을 향상시키는 등 고객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2017년 12월부터 운영돼왔다. 자회사는 빠른 속도로 규모를 늘려가며 제주항공 사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직원 수가 작년 1월 332명에서 같은 해 말 2배 늘어난 638명에 달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오는 6월부터 인천공항에 국적 LCC로는 최초로 국제선 고객 전용 휴식공간 'JJ라운지'를 운영한다. 국제선 고객이 온라인 등 경로로 입장권을 구매하면 탑승 일정 당일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고객경험 요소를 추가해 서비스 차별화를 도모한다는 제주항공의 포부가 담겼다.

제주항공이 진행하고 있는 항공 외 사업은 시행 초반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작년 처음 집계된 지상조업 및 호텔 사업 실적에서 각각 영업이익 3억여원,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JAS 부문에서는 사업 첫 해부터 흑자를 기록했고 호텔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옴에 따라 작년 9~12월 4달간 소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제주항공은 올해 각 사업 부문의 안정화에 주력함으로써 입지를 다져나갈 방침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지난달 말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시작한 사업별 구성원들이 노력한 덕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 한해도 열심히 한다면 자신있게 내보일 만한 성적표가 나타나지 않을까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사업 다변화에 대한 업계 전망도 긍정적이다. 항공업계 선두로서 다져온 자금력과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타사 대비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도 항공 분야와 직접·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업들을 확대 추진해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본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제주항공의 경우에도 지금 직면한 신사업 관련 손실이나 투자, 비용 등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볼 때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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