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노조 잡음에 '진땀'…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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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노조 잡음에 '진땀'…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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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오랜 과제 해소 성과, 노조 반발에 평가절하 될까 노심초사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지엠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취임 목표인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혁신성장에 성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들의 노조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고심이 깊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20년 동안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이 민영화를 통해 경영정상화의 여건을 마련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매각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임직원의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노조들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노조측은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 '대외 경쟁력이 있는' 등의 단서조항을 문제삼았다. 조선업이 다시 불황으로 일감이 줄어들면 사측이 추가 구조조정을 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민영화에 따른 노동조합, 협력업체, 그리고 지역사회의 많은 우려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보다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려는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현대중공업 자본과 산업은행의 발표문은 종이 쪼가리에 불가하다"며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운운하며 대우조선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이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최소 9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노조와의 갈등은 하루빨리 털어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또한 이 회장은 지엠의 한국 시장 철수를 막고 미국 지엠으로부터 10년 동안 연구개발(R&D) 물량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이면합의설' 의혹이 불거지며 노조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연구개발 법인 분리 때 약속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국내 개발권을 중국에 넘기고, 한국지엠이 5년 뒤 철수 가능한 이면 합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조측은 군산공장처럼 제2의 생산시설 철수를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정상화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사측이 소형 SUV를 준중형으로 호도한 것 아니냐"며 "신설법인 단체협약 개정 작업이 열리는 다음주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지만 노조는 "회사의 중요 결정사항에 노조가 배제돼선 안 된다"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산업은행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우건설 매각도 난항이 예상된다. 그동안 이 회장은 남북경협 활성화와 연계해 그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취임 후 1년 반 동안 산업은행의 오랜 과제들을 많은 부분 해결했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점은 아쉽다"며 "노조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남은 임기 동안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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