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정부 제재 버티려고 고객 부담 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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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정부 제재 버티려고 고객 부담 늘리나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2월 08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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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수하물 비용, 사전좌석지정 요금 등 줄줄이 인상
▲ 진에어 777-200ER.
▲ 진에어 777-200ER.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진에어(대표이사 최정호)가 작년 항공 관련 법 위반 행위로 받고 있는 정부 제재를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그간 '슬림한 진' 등 차별화한 서비스로 많은 고객을 유치했던 진에어가 이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를 축소시키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진에어는 작년 8월 과거 외국인을 임원으로 불법 등재해 항공사업법 등을 위반한 사실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주요 제재 사항에는 △일정 기간 신규 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이 담겼다.

진에어는 제재 개시 이후 기존 노선과 항공기, 인력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그 동안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다퉈 신규 노선을 취항하고 기재를 추가 확보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진에어는 제재로 인해 타사 대비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유가 상승이라는 변수까지 직면해 작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진에어는 작년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6.5% 감소한 6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13.8% 증가한 1조10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제재에 따른 사업 제한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에어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에 대한 신규 취항 규제가 지속되면서 나타난 국제선 공급 축소로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제재 해소를 위해 거쳐야 할 진에어 주주총회 및 국토부 심리 등 절차를 감안할 때 진에어 경영 정상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에 제공해오던 서비스 마저 축소시키는 방식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진에어는 지난달 30일부터 국제선 노선별 수하물 요금은 높이고 환불 규정을 강화하는 등 고객 비용을 인상시켰다.

최근 한국인 여행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일본, 동남아 노선에 대해 위탁 수하물 1㎏ 초과 시 부과하는 요금을 기존 대비 1000~3000원 가량 늘렸다. 해외에서 귀국할 경우에는 기존 대비 원화로 3400~5700원에 달하는 3~5미국달러를 추가 부과한다.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쇼핑한 뒤 수하물 무게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바뀐 수하물 규정이 고객 부담을 늘리는 셈이다.

초과 수하물에 대해 사전 구매한 수하물 위탁 요금은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에도 환불할 수 없도록 규정을 바꿨다. 기존에는 별도 수수료 부과없이 수하물 추가 위탁 서비스를 취소할 수 있었다. 앞서 탑승 수속 직전까지 가능했던 추가 위탁신청 취소는 탑승 24시간 전까지만 가능하도록 정하는 등 서비스 범위를 좁혔다.

또 추가 비용을 내고 좌석을 사전 선택할 수 있는 사전좌석지정 서비스의 요금도 같은 기간 일부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동일 요금이 부과되던 지니 프론트 좌석과 등받이가 고정된 지니 엑시트 좌석을 분할하고 지니 엑시트 좌석에 이전 대비 더 비싼 요금을 책정했다.

예를 들어 이용객이 베트남 노선 항공기의 지니 엑시트 좌석(등받이 고정)을 오프라인으로 사전 구매할 경우 기존 1만4000원에서 2배 가까이 뛰어오른 2만6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지니 프론트 좌석은 일반 좌석 가운데 항공기 출입구에 가까운 쪽 좌석을 말하고 지니 엑시트 좌석은 항공기 가운데 위치한 비상구에 가깝고 탑승 공간이 비교적 넓은 좌석을 의미한다. 비상상황에서 승무원 안내에 따라 비상구 조작 등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승객만 탑승 가능하도록 해놓고도 이들에 대한 부담을 늘린 셈이다.

진에어는 고객 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지엽적이거나 판촉비용이 증가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방식으로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내 판매 상품의 가짓수를 늘리거나 카드사 제휴를 통해 항공권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새로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고객 부담을 늘리는 것은 최근 LCC들이 대형항공사 못지 않은 서비스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기업 수익성 회복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엄격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최근 국적 LCC들의 성수기 항공권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비수기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비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운영돼온 LCC인 진에어가 소비자에게 눈속임하는 방식으로 기업이익을 늘리려는 것이라면 방향성이 잘못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는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비용을 늘린 분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대로 일부 서비스의 가격은 인하하는 등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영업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인 정부 제재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일부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타사와 비교해 현실화했지만 특가항공권에 대한 무료 수하물 정책이 유지되는 등 서비스 수준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올해도 차별화한 마케팅 및 서비스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제재에 대해서는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진행해 최대한 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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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ㄹ 2019-02-15 19:18:17
정부가 제재해서 수익을 못늘리는데 당연히 부가서비스 비용을 올려서 손해보는 비용을 충당하는건 당연한거 아니냐, 시민단체 분들??? 경영에 대해서 잘 모르시면 기업들 쪼이는거만 하지 마세요......... 기업 운영이 무슨 사람 장난노는 그런데 아닙니다. 선동하는 그런곳 아닌곳이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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