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차량 결함 은폐 의혹 결국 검찰行
상태바
BMW, 화재차량 결함 은폐 의혹 결국 검찰行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24일 11시 5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BMW 은폐∙축소·늑장리콜 검찰고발…BMW는 여전히 의혹 강력히 부인
PHOTO_20181224111619.jpg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24일 BMW 차량 화재 원인이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에 따른 것이라고 최종 결론 내렸다.

또 EGR 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보일링) 현상이 확인됐고 원인은 애초 EGR 설계에 결함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BMW가 올해 상반기 EGR 결함 및 흡기다기관 천공 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의무 제출 시점보다 153일이나 지난 올해 9월 정부에 제출하는 등 결함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당국은 BMW의 결함 은폐·축소·늑장리콜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고 이 중 '늑장 리콜'에 대해서는 112억7664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BMW에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는 앞서 지난달 7일 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중간 결과 내용과 같은 맥락을 유지했다. 조사단은 당시 BMW 차량 화재 원인을 이번과 동일하게 지목했지만 화재 원인으로 BMW가 꼽은 EGR 바이패스밸브가 아닌 EGR밸브의 작동 불량을 내세웠다.

BMW는 차량 화재에 대한 정부 당국 등 외부의 지적에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처하며 사건에 대한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간 차량 결함을 면밀하게 밝혀내지 못했거나 결함을 알고도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결함이나 자체 분석 결과를 선제적으로 밝히지 않고 외부에서 새롭게 지적할 때마다 해명하거나 새 정보와 BMW의 기존 입장이 대치했기 때문이다.

BMW는 앞서 밝혔던 차량 화재 원인 가운데 최근 정부 당국과 조사단에서 새롭게 지적한 문제에 대해 번번이 해명하며 사태 원인을 잘못 짚었거나 알고도 숨겼다는 의혹을 양산했다.

BMW는 지난달 7일 민관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중간조사 결과에 대해 "EGR 쿨러 누수가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에서 조사단 중간발표 내용과 BMW 기존 발표 내용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사단이 지적한 EGR 밸브 열림 현상은 화재 발생 조건 중 하나라고 새롭게 인정했다. 조사단이 새로운 문제를 찾아냈음을 시인한 셈이다.

BMW는 또 기존 리콜 조치를 통해 EGR 밸브를 함께 교체해주고 있으므로 리콜을 적확하게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MW는 앞서 리콜 일환으로 부품을 교체해주는 이유로 EGR밸브 문제를 언급해오지 않았다. 조사단이 새로운 내용을 지적함에 따라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논란을 차단하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BMW는 그간 리콜을 진행해오던 중 새로운 문제를 발견한 부품에 대해 추가 시정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다. 조사단이 지난달 중간 발표를 통해 차량의 발화지점인 흡기다기관(흡기 매니폴드)에 구멍(천공)이 생기는 현상을 지적하자 BMW는 이미 국토부에 흡기다기관 교체 작업을 건의했다고 실토했다.

BMW는 이 뿐 아니라 앞서 차량 결함을 인지한 시점이 외부에서 분석한 시점과 일치하지 않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관리부문 BMW 본사 수석 부사장은 지난 8월 6일 서울에서 실시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2016년 11월 흡기다기관에 천공이 생기는 현상을 발견했지만 원인을 못찾다가 올해 6월이 돼서야 EGR 쿨러 내 냉각수 누출이 원인임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날 조사 최종 결과 발표를 통해 BMW가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 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를 구성하고 문제가 있는 엔진에 대한 설계변경에 들어갔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BMW는 여전히 기존 밝힌 자체 조사 결과가 옳다며 당국이 내린 이번 결론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BMW 관계자는 "흡기다기관 자체에는 설계 결함이 없고 화재 원인인 EGR 쿨러 누수 현상은 하드웨어 문제"라며 "1~2차 리콜이나 당국 자료 제출도 제때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처분에 대한 대응 방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이날 발표한 최종 결론 내용 뿐 아니라 향후 BMW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점에서 브랜드 신뢰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당국의 이번 최종 결과 발표로 BMW가 그간 주장해온 입장 및 해명 내용에 오류가 있었음이 입증됐다"며 "하지만 향후 경찰의 결함 은폐 의혹 조사와 추가 리콜 실시 등 과제들로 인해 BMW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 중고차 가치 하락 등 악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