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특히 올 1분기 62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2분기 들어 27억원에 그치며 전분기보다 57% 급감, 수익률 부진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체질개선 과정에서 순익이 줄었고 이는 건전성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하나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올 2분기 167%로 전년 동기(199.84%)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RBC가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무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금융당국은 이를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나생명이 이처럼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하나생명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기준 1.53%로 지난해 같은 기간(2.89%)과 비교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보험사의 영업 효율성을 파악하는 지표다. 투자영업비용을 제외한 총수익 대비 당기손익의 비율이다. 하나생명의 영업이익률 악화는 보험료수익과 운용자산수익률의 하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생명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면서 1분기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했고 이에 따라 전체 보험료수익이 114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다.
자산운용 부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나생명의 1분기 운용자산수익률은 2.90%로 전년 동기(3.23%) 대비 0.33%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 평균 3.5%를 한참 밑돌뿐 아니라 24개 전체 생보사 가운데 라이나생명(2.5%) 다음으로 운용자산수익률이 낮다.
하나생명은 자본확충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달 중순께 유상증자 주식대금을 납입하고 증자를 등기할 예정이다.
하나생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건전성 회복과 자산운용수익률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자본 여력이 부족해 대규모 투자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 증자 대금을 활용하면 투자 기회가 대폭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하나생명의 2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2320억원인데 이번 증자를 통해 282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RBC비율도 198%까지 오를 전망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IFRS17과 보험사 건전성 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선제적 대응차원"이라며 "향후 수익성 기반을 다지는데도 증자 대금이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