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영구채 발행 보류 검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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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영구채 발행 보류 검토…왜?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7월 24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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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발행금리 부담…시장 상황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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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현대해상(대표 이철영·박찬종)의 자본확충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해외 채권 금리가 치솟은 데다 가산금리까지 오르면서 채권 발행 조건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 하반기 추진할 예정이었던 5억달러(55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구채는 만기 5년 전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깎이는 후순위채와 달리 발행액 전액을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지급여력(RBC)비율을 계산할 때 분자에 해당되는 가용자본이 그만큼 늘어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금융당국은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기업 신용등급을 A로 상향 조정 받았다. 영구채 발행금리 책정 시 발행회사 신용등급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대해상은 조달금리 측면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지난 5월부터 채권 발행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왔다.

다만 최근 미국이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해외 채권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등 발행 조건이 악화돼 보험사의 금리 부담이 커졌다.

또한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가산금리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만 한화생명과 KDB생명이 해외 영구채를 발행했고 신한생명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올해 초까지 연 4% 중반대를 기록하던 발행금리는 최근 5% 후반에서 6%대까지 높아졌다. 지난 4월 한화생명이 해외 영구채를 발행할 때 금리가 연 4.7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여 만에 1%포인트 이상 올라간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다른 보험사들도 발행을 미루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달 초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영구채 발행을 잠정 보류했고 한화손해보험은 해외가 아닌 국내 발행을 선택했다.

현대해상 또한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발행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의 올 1분기 RBC비율은 178.03%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웃돌고 있다. 다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RBC비율이 200% 수준이더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능한 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금리가 안정되는 대로 영구채 발행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며 "조달 방식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검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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