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자본확충 서두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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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 자본확충 서두르는 이유는
  • 장건주 기자 gun@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6월 01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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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비율 하락 따른 영업력 약화 우려…향후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
▲ 신한생명은 다음달 중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한다.

[컨슈머타임스 장건주 기자] 신한생명(대표 이병찬)이 1990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자본확충에 나선다.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오는 12일 10년 만기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채권엔 발행 5년 후인 2023년 6월부터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었다. 앞선 4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청약)을 진행해 결과가 좋으면 발행 금액을 2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 남았을 때는 발행 금액의 100%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만기가 5년 미만으로 줄면 매년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이 20%씩 줄어든다. 발행 기업이 파산했을 때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는 순위가 뒤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통상 금리가 높다.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지주라는 안정적인 모그룹을 등에 업고 신용평가사가 시행하는 보험금지급능력평가에서 11년 연속 최고등급인 AAA를 받는 등 안정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영업력을 유지해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다른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러시 속에서도 좀처럼 움직임에 나서지 않았다.

이러한 신한생명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데에는 지속되는 RBC비율 하락이 영업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서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미리 자본을 쌓지 않으면 RBC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신한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RBC비율은 173.7%로 전분기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제재조치를 취한다.

현재 신한생명의 RBC비율은 권고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신한생명의 RBC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2015년말 204.2%와 비교하면 2년새 약 30%포인트가 줄었다.

특히 새로운 회계제도가 도입되면 RBC비율이 200% 수준이더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한생명은 자본확충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생명의 RBC비율이 지속 하락하면서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어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향후 여건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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