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삼양식품(회장 전인장)이 오너 2세 다툼과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던 삼양식품의 소비자 신뢰가 꺾일 위기에 놓였다.
삼양식품은 "삼양USA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배급계약 위반을 이유로 1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그러면서 "미국 법원의 중재로 원고와 원만히 합의해 합의금 410만달러(한화 44억원)로 종결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너 2세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동생인 전문경 삼양USA 사장간 분쟁이 소송 원인이다.
지난 1997년 삼양식품은 삼양USA에 북미 라면 공급권을 100년간 독점으로 넘긴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삼양식품은 2013년부터 다른 업체를 통해 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삼양식품은 삼양USA와의 독점공급 계약을 해지했고 삼양USA는 100년간 예상 손실을 감안해 1조원이라는 금액을 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라 삼양식품을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과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100년이라는 독점계약권을 준 것도 '일감 몰아주기' 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양식품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삼양식품이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부터 비싼 가격에 원료를 공급받았다며 본사와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업무상 횡령' 혐의다.
이번 조사에 연관된 회사는 라면용 박스를 제조하는 '프루웰'과 라면 스프 등을 판매하는 '와이어웨익홀딩스'다.
프루웰은 삼양식품이 지분 80%를 가진 회사다. 와이어웨익홀딩스는 삼양식품의 지주회사인 삼양내츄럴스가 100% 소유한 자회사로 생양파, 마늘 등 생물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삼양식품에 납품하는 제품이 시장 가격보다 20~30% 높다는 점이다. 검찰은 거래 내역이 담긴 기록과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저장 자료 등을 확보하고 분석에 들어갔다.
전 회장의 아들인 오너 3세 전병우 씨에 대한 '편법 승계' 논란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전 씨가 13살이었을 때 설립된 'SY캠퍼스'를 100% 자회사로 물려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공시의 경우 당시 실무 담당자가 해당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는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변하기 곤란하고 결과가 나온 이후 다시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