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해빙모드…유통가 낙관론 vs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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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해빙모드…유통가 낙관론 vs 신중론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1월 02일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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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돌아올까" 면세점∙식음료∙화장품업계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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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로 촉발된 한국과 중국 정부의 갈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중국 당국의 보복성 심사와 불매운동으로 고통을 받았던 식음료∙화장품 업계는 막혔던 수출로가 다시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면세점도 마케팅 재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 면세점·여행·식품·화장품 업계, 영업 재개 위해 '분주'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은 그 동안 마비됐던 현지 마케팅∙프로모션, 여행사와의 상품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동안 면세점 매출의 70~80%를 차지해 온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를 유치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중국 당국의 '한국여행 금지령'이 떨어진 직후인 지난 2분기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하늘 길'이 막혔던 여행업계도 한국과 중국의 갈등 완화 조짐에 반색하고 있다. 이에 일부 중국 여행사들이 시범적으로 연내 한국 관련 관광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 대형 온∙오프라인 여행사들은 내년 2월 춘제(春節) 특수를 겨냥한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물꼬를 트고 있기 때문이다.

'한한령'(한류수입제한령)이 내려진 3월 이후, 한국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매출이 급감했던 식품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품업계서는 중국 소비자의 불매운동 당시 "한국 제품인 것을 들키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중국향 매출 비중이 커 급격한 수익 악화를 겪었던 오리온과 롯데제과 등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리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줄어든 167억원이었다. 중국법인의 부진 탓이다. 롯데제과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1% 감소한 271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제과의 경우 중국 측의 보복성 조치로 3월 미국 허쉬사(社)와의 합작사인 현지 초콜릿 공장이 생산중단 사태를 겪었다. 롯데칠성음료도 3월 초 중국 측의 보복성 조치로 수출제품 통관이 지연됐다가 수개월 후에 해제됐다.

'K-뷰티' 열풍 속에 승승장구 하던 국산 화장품 역시 제품 불량 꼬투리가 잡혀 통관이 지연되거나 거절된 사례가 허다했지만 영업 재개를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 "성급하다…영업 정상화에 수개월 걸릴 듯"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해 수준으로 영업 정상화가 되기 전까지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시장 상황이 호전될 것은 당연하지만 당장 마케팅을 재개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유커의 한국 관광이 재개되려면 단체 비자가 승인돼야 하는 데다 이들을 태울 전세기가 막혀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이 걸린다"며 "여행상품을 만들어 모객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여행사 입장에서도 3월 해체한 한국여행부를 신설해 한국 여행사들과 계약을 재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체 여행 견적 등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중론은 화장품 업계에서도 들려온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에 따르면 사드 보복으로 식품∙화장품의 통관 거부 비중이 올해 1월 2%에서 7월 10%로 급증했다. 중국 세관당국은 과거 문제 삼지 않았던 날짜∙지명 표기 등을 붙잡고 늘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토니모리와 잇츠한불은 중국 내 자체 공장을 설립,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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