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옥죄기에 카드사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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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출 옥죄기에 카드사만 웃는다?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20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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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은행대출 규제 강화에 서민들 고금리 카드대출로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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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정부가 은행의 가계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신용카드사가 미소짓고 있다. 은행에서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쉽고 빠른 신용카드 대출 상품을 찾게 된 덕분이다.

가뜩이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부담하며 돈을 빌려야 하는 서민들만 죽어나가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신용카드사를 통한 대출건수는 1년 전에 비해 72% 가량 급증했다. 또한 전체 대출 증가건수 중 신용카드사가 차지한 비율은 67.3%에 달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건수를 업권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카드사의 대출건수는 약 873만 건으로 전년대비 72% 급증했다. 1년 전 506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7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439조원, 대출건수는 544만여건( 13%) 증가한 4831만3954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366만여건이 카드사를 통한 대출이다.

이어 주택금융공사를 포함한 기타기관, 신기술사, 리스금융사, 손해보험사, 증권사 등으로 대출건수 증가율이 높았다.

이는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돼 있는 금융기관의 가계부채 현황을 분석한 결과로, 상대적으로 카드사의 대출 증가 건수가 다른 금융기관들을 압도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대책 등을 내놓으면서 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카드사 등에 대출 신청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채이배 의원은 "대출 건수나 규모면에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작년 1월부터 제1금융권에 도입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서 풍선효과로 카드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카드론(장기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대출)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 금리는 은행 등 1금융권에 비해 훨씬 높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카드사들의 카드론(장기대출) 평균금리는 14.3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4.30%에 비해 소폭 오른 수준이다. 카드 현금서비스(단기대출) 금리는 20%에 달한다.

반면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5% 수준이다. 담보대출의 경우엔 이보다 더 낮다.

채 의원은 "제2금융권은 일반은행에 비해 대출금리 등이 높아 향후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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