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블록딜, '누이 좋고 매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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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블록딜, '누이 좋고 매부 좋다'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19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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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전문가 "오버행 이슈 잠재우고, 해외 투자자 모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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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팬오션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지분을 대거 해외 투자자에 매각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였다는 평이다.

JKL파트너스는 투자금을 조기에 전액 회수하고 투자자 풀을 확대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팬오션은 오버행(대량대기매물) 이슈를 잠재우는 데에서 나아가 주가 및 실적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

◆ JKL파트너스, 투자금 조기 회수+투자자 풀 확대

지난 14일 JKL파트너스의 팬오션 인수목적 법인인 포세이돈2014유한회사가 팬오션 보유지분 6800만주(12.7%) 중 2720만주(5.08%)를 시장 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매각은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당 매각가는 전일 종가 6570원보다 4.7% 할인된 6260원이다. 총 매각금액은 1700억원 규모다.

블록딜 소식에 이날 주가는 폭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530원(8.07%) 떨어진 604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15일에는 전일보다 60원(0.98%) 올랐고, 18일에는 50원(0.82%) 더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블록딜이 JKL파트너스와 팬오션의 윈윈(Win-Win) 전략이었다는 분석이다. JKL파트너스는 투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고 투자자 풀 확대는 덤이다.

JKL파트너스는 팬오션 지분의 일부인 5.08%만을 매각함으로써 보유지분 12.7%를 매입할 때 썼던 인수자금 전액을 환수할 있게 됐다. 인수 당시 주당 가격은 2500원이다.

사모펀드(PEF) 특성상 JKL파트너스는 향후 팬오션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그 시점에 투자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로 JKL파트너스는 투자 원금을 전부 회수했고, 잠재적 투자자 풀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확대해 이익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해외 증권사에서는 아직까지 팬오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팬오션에 투자하게 되면 해외 증권사들이 팬오션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게 되고 글로벌 IB시장에 진출하기 쉬워진다.

◆ 팬오션, 오버행 이슈 해소+실적 탄력

1년간 팬오션의 주가를 짓눌러 왔던 오버행 이슈도 해소될 조짐이다. 해운업계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센 와중에도 준수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팬오션의 의미 있는 반등이 기대되는 이유다.

오버행이란 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 주식을 의미한다.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6300만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120일 밖에 남지 않아, 이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진다면 주가가 급락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실제로 팬오션은 산업은행발 악몽을 겪은 바 있다. 팬오션이 하림그룹 계열로 편입된 직후인 지난해 8월 529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지만 최대주주인 제일홀딩스보다 많은 물량을 가졌던 산업은행의 매도세에 맥을 못 추고 다시 40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4월에는 1분기 실적 기대감 때문에 4300원까지 올랐다가 오버행 우려가 다시 제기되며 300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산은이 1500만주를 매도한 데다 JKL파트너스가 이번에 2720만주를 매각해 오버행 이슈는 잠잠해질 전망이다.

팬오션은 해운업황 부진 속에서도 8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488억원이다. 시장 컨센서스(460억원)를 상회하는 규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JKL파트너스의 나머지 지분 보호예수 기간이 120일에 불과하지만 업황의 회복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엄 연구원은 "팬오션은 국내 벌크선사 중 운영규모가 가장 크고 운임의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은 회사"라며 "선박과 화물의 수급 불균형이 꾸준하게 해소되고 있어 내년에는 평균운임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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