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경쟁력상실 '무용론' 수면 위…政, 유가 기준 제시 '지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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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경쟁력상실 '무용론' 수면 위…政, 유가 기준 제시 '지속 추진'
  • 정수남 기자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8월 14일 0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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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주유소·일반주유소 재전환 속출, 증가세 주춤…저유가로 주유소 마진 반토막
[컨슈머타임스 정수남 기자] 최근 국내외 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무용론이 부상했다. 알뜰주유소는 저유가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출범 당시에도 제기된 바 있다.

알뜰주유소는 2011년 초부터 국내외 유가가 급등하자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유제품을 구매해 판매하고 사은품 미지급, 셀프주유소화 해 일반주유소보다 기름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를 말한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농협이 운영하는 △NH오일주유소,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국도 △EX-OIL주유소 △자영알뜰주유소 등이 있다.

주유업계는 알뜰주유소 개설 이후 국내 유가에 4주 간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 국내 주유소의 리터(ℓ)당 휘발유 가격이 2000원에 각각 육박할 때에는 알뜰주유소의 효용성이 입증됐다고 14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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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군산시 나포면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최근 문을 닫았다. 컨슈머타임스

그러다 2013년 들어서면서 국내외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 두바이유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국내 주유소에서 ℓ당 휘발유가격과 경유가격은 각각 1443원과 1236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는 두바이유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2012년 3월 14일(124달러)보다 60%, 역시 사상 최고던 2012년 2분기 국내 휘발유 평균가격(2021원)과 같은 해 1분기 경유 평균가격(1829원)보다 각각 29%, 32% 급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50∼60원 정도가 저렴한 알뜰주유소의 경쟁력이 사라졌다는 게 주유업계 진단이다.

이에 따른 알뜰주유소 개설도 답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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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한 자영주유소의 이달 2일 유가 현황.

2012년 국내 알뜰주유소는 852곳(자영 278곳,EX 156곳,NH 418곳)으로 전년(1곳)보다 크게 증가한데 이어, 이듬해에도 1031곳(408곳,160곳,463곳)으로 21% 급증했다.

2014년 알뜰주유소는 1136곳(452곳,161곳,523곳)으로 10% 늘면서 증가율은 전년 증가율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유가가 큰 폭으로 내린 2015년 알뜰주유소는 1145곳(457곳,155곳,533곳)으로 전년보다 9곳 증가에 그쳤으며, 지난해 역시 1168곳(443곳,167곳,558곳)으로 23곳이 추가로 개설됐다.

올해 7월 현재 전국 알뜰주유소는 1178곳(435곳,171곳,572곳)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알뜰주유소의 경쟁력 상실은 자영주유소 추이에서 잘 나타난다.

자영알뜰주유소 개설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유가던 2012년부터 2014까지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유가가 현격하게 안정된 2015년에는 457곳으로 전년보다 5곳이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443곳으로 오히려 14곳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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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서천 고속국도 부여백제 휴게소에 위치한 ex-OiL의 이달 2일 유가. 효자동 자영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사)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한 관계자는 "고유가일 때 주유소 마진은 ℓ당 100∼120원이 발생했는데, 최근 마진은 60∼70원 정도로 크게 하락했다"면서 "문을 닫거나 일반주유소로 재전환하는 알뜰주유소가 속출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알뜰주유소들은 자구책으로 셀프주유소로 전환하거나, 알뜰주유소협회는 한국주유소협회와 공동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셀프주유기가 대당 2000만원이라 영세한 자영알뜰주유소에 부담이고, 카드수수료 인하의 경우 타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로 금융당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1000원 넘게 오른 최저임금으로 알뜰주유소를 포함한 주유업계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게다가 앞으로 해외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해지면 국내외 유가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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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에 자리한 알뜰주유소는 여전히 인기다.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 인근에 위치한 농협 주유소. 성남대로와 수서-분당 간 고속국도와 인접해 있고, 대형마트인 하나로마트와 함께 있어 주유 차량들로 항상 붐빈다.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알뜰주유소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한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는 개설 목표 수가 있는 게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알뜰주유소 비율을 9.7%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유가 시대이든 저유가 시대이든 알뜰주유소는 국내 석유제품의 기준 가격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있다"면서 "지난해 설문조사에서도 알뜰주유소의 유가가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선정됐다. 알뜰주유소 확대 개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알뜰주유소 추진 당시 2015년까지 국내 전체 주유소(당시 1만3000곳)의 10%(1300곳)를 알뜰주유소로 만들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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