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누구를 위한 배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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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누구를 위한 배당인가?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08일 1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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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급감에도 배당금 '펑펑'...작년 배당금 순이익 4배
   
 

[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삼성물산이 지난해 순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늘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일가를 위한 무리한 배당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2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대비 99.2% 급감한 수치다. 2015년 순이익과 비교하면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현금배당은 오히려 늘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총 908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2015년 배당금(839억원) 보다도 확대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순이익이 전년대비 99% 넘게 줄어든 상황에서 현금배당은 오히려 늘렸다.

신한금융투자 추정치에 의하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기준 1870억원 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배당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보유 현금의 절반 가량을 배당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 배당금의 상당 부분은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이서현, 이부진, 이건희 등 총수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모두 31.17%다. 이 부회장이 17.08%의 지분을 보유해 가장 많다. 이어 이서현, 이부진 사장이 각각 5.47%, 이건희 회장이 2.8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24일 주총을 통해 이 같은 현금배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과거에도 전체 주주가 아닌 총수일가의 이득을 위해 무리한 행태를 보인 바 있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당시에도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무리한 합병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확대를 위해 부당하게 산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옛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엘리엇펀드와 일성신약은 옛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부당하게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며 합병에 반대했다. 하지만 주요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삼성의 편에 서면서 결국 합병이 성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뇌물을 공여하고 삼성물산 합병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최근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 과정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배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회사가 주주들을 위해 기업의 이익을 배당으로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회사 실적이 악화된 상태에서 과도한 현금배당을 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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