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삼성전자 VS 추락하는 현대차,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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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른 삼성전자 VS 추락하는 현대차, 뭐가 달랐나?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01일 0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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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격적 M&A로 경쟁력 강화...현대차, 부동산 투자 '헛발질'
   
 

[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최근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업계와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기업 M&A(인수합병)에 투자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비브랩스, 하만 등 연이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스마트폰 등 IT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한국전력 부지 인수 등 부동산 투자에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스마트카 등 격변기를 맞은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엔 다소 안일한 선택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국내 증시의 맏형들이다. 이들 기업은 코스피 내 시총 1, 2위 자리를 나란히 지켜온 기업으로 IT와 자동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엇갈린 행보를 반영하듯 주가 흐름도 상반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 삼성전자, 공격적 M&A로 광폭행보...1등은 확실히 달라?

삼성전자는 최근 연이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인수한 루프페이를 통해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루프페이는 모바일결제 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로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에 비해 범용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루프페이는 별도의 스마트폰 결제 단말기가 없어도 기존의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지난해 AI(인공지능) 관련 기업 비브랩스와 자동차 전장분야에 강점을 가진 하만을 인수키로 했다. 비브랩스를 통해 AI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하만 인수에선 인포테인먼트 부문 사업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유럽과 미국의 프리미엄 OEM사들의 하이엔드급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하만카돈·JBL·마크레빈슨·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대부분을 하만이 소유하고 있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보안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 시장에선 뱅앤드올룹슨(B&O), 바우어앤드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1위(시장점유율 41%)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볼보·페라리·마세라티 등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업체는 물론 현대·기아차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전략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감안해도 삼성의 하만 인수는 탁월한 선택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도 우상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주당 200만원을 터치하며 연일 상승세다.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혜와 함께 지속적 투자에 의한 경쟁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황 호조세 지속이 기대되는 가운데 3D NAND 및 플렉서블OLED 등 삼성전자만의 특화된 제품이 본격 양산되며 실적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이 214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39조5000억원을 달성해 2013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36조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 뒷걸음질 치는 현대차, 땅 살때가 아닌데...

삼성전자가 인수합병 등을 통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현대차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듯한 모습이다. 자율주행, 전기차 등 신기술 개발과 기업 인수합병에 자금을 투자하긴 커녕 부동산에 막대한 돈을 사용했기 때문.

현대차는 지난 2014년 한국전력 부지 매입 비용으로 10조5500억원을 사용했다. 7만9341.8㎡에 이르는 강남구 영동대로 512 부지(옛 한전부지)에 105층 높이의 메인타워 빌딩을 세워 서울의 새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자동차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현대차가 부동산 개발에 한눈을 팔고 있다고 비판했다. 10조원이란 막대한 돈을 토지매입에 사용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위해 9조원을 사용키로 한 것과 특히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스마트카 등 현재 자동차 시장은 격변기를 맞고 있다"며 "본연의 경쟁력(자동차 기술) 강화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부동산 투자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10조원이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지분 인수 등을 통해 현대차의 외연을 확대할 수도 있는데 그 돈을 이렇게 써버린 것은 아쉬운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을 감안한 듯 현대차는 최근 3조6000억원 규모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서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함께 기존 생산시설 내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계획 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쟁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통해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에 적극 진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카오디오를 비롯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하만은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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