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우리은행 '금융지주'로 돌아간다
상태바
'민영화' 우리은행 '금융지주'로 돌아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건비 상승·과점 주주들의 상반된 이해관계 등 '불안요소'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끝낸 우리은행이 이제 '금융지주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비은행 계열사는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두 개 밖에 없다. 우리은행이 종합금융사가 되기 위해서는 증권과 보험 등 또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영화를 통해 자율경영체계로 바뀌며 공격적인 확장 경영의 원동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민영화로 인한 급여 인상과 과점 주주들의 이해관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내년에는 몸집을 불려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을 14일 밝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이제 우리는 성공적 민영화를 통해 과거의 껍질을 벗고 새로 태어나 비상할 수 있는 크고 강한 날개를 갖게 됐다"며 "(내년에는) 금융지주체계를 재구축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중 29.7%를 7곳의 과점주주에 매각하며 우리은행은 사실상 민영화에 성공했다.

과점 주주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IMM PE 등이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낙찰자 중 5개사(동양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 IMM PE)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민간 사외이사들과 함께 구성된 이사진으로 우리은행은 본격적인 민간은행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민영 우리은행의 최우선 과제를 금융지주로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이제 과거 매각했던 증권, 보험 등의 부문을 재구축해 금융지주로 탄탄한 수익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지주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은행이 가지고 있는 불안요소를 해결해야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첫째는 인건비 상승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1인 평균 급여는 다른 시중은행의 80% 수준이다.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우리은행 내에서 임금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이 우리은행 매각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직원들의 임금인상 요구는 설득력이 높다.

적어도 다른 시중은행 수준으로 급여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은행과 새로운 과점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재무적 투자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을 제외한 사외 이사로 등록한 주주들은 대부분 증권과 보험사다.

이들 업체들이 우리은행에 투자한 이유는 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영업에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고 증권·보험사를 갖게 되면, 경쟁사가 늘어나 주주들 입장에서는 찬성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과거 금융지주는 계열사 간 정보와 마케팅 공유로 곱절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며 "현재의 개인정보보호법은 같은 금융 계열사에서도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고객의 정보를 공유할 수 없어 과거와 같은 시너지는 많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은행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영화로 인한 변화가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