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일가, 조세회피용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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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일가, 조세회피용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 이수영 기자 s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4월 21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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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일가, 조세회피용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자녀들이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탐사센터)·'뉴스타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아들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과 딸 서미숙씨 명의의 페이퍼컴퍼니 2곳이 발견됐다.

서 회장은 지난 2004년 9월 페이퍼컴퍼니 '워터마크캐피탈'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의 아카라 빌딩에 설립했다.

싱가폴 소재 부유층 대상 자산관리 업체인 '아이앤지 아시아 프라이빗 뱅크' 소속 한국인을 통해 설립된 이 회사는 1달러짜리 1주만 발행된 전형적 유령회사라고 탐사센터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 페이퍼컴퍼니는 2013년 6월 주주명단에서 서 회장이 빠짐과 동시에, 모색 폰세카의 차명 서비스업체인 '얼라이언스 코퍼레이트 서비시즈'도 포함됐다.

서 회장이 자산 은닉을 위해 이 회사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게 탐사센터 측 설명이다.

이어 "조세도피와 자산 은닉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이를 감추기 위해 차명 서비스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탐사센터는 해명을 듣고자 서 회장에게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일가인 서미숙씨도 2006년 4월 '웨이제 인터내셔널'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2014년 11월 문을 닫은 이 회사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아카라 빌딩에 주소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와 그의 아들 3명이 주주로 등록돼 있어 상속·증여를 위해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탐사센터 측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서씨는 변호사를 통해 "2004년부터 캐나다 이민을 준비했고, 세무신고 뒤 37억원을 반출했다"며 "프라이빗뱅크(PB)직원 권유로 캐나다 송금·자금 운용을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 유명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의 박병룡 대표가 단독이사로 등재된 페이퍼컴퍼니 '엔젤 캐피털 리미티드'도 발견됐다.

중개업체 크레디트 스위스를 통해 1998년 1월 설립된 이 업체 역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설립 당시 무기명주식 1주를 발행하고 주주를 'Bearer'로 등재했다. 2003년 6월 '브락 노미니스 리미티드'와 '텐비 노미니스 리미티드' 등 2명의 차명 주주로 구성을 변경했다.

탐사센터는 주주 구성 변경과 관련해 "2002년 11월 파라다이스가 코스닥에 상장된 후 7개월만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익명과 차명으로 주주 실체를 숨긴 것을 두고 "실 소유주는 따로 있고 박 대표가 관리인 역할을 한 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페이퍼컴퍼니는 파라다이스 그룹과 무관하다"며 "파라다이스 입사 전 근무한 회사직원들의 펀드 운용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고, 나는 이름만 빌려 준 것"이라고 언급했다.

화장지 제조업체인 모나리자의 김광호 전 회장도 2008년 5월부터 '트랜스 인터컨티넨탈'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운영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이 업체는 홍콩 소재 중개업체를 통해 설립됐다. 2012년 11월 문을 닫았다.

탐사센터 측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인 김 전 회장이 전자통신 업체인 웨스텍 코리아와 신발업체인 엘칸토 등의 매각이익 450억원을 빼돌리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에게 답변을 요구했으나, 해명을 듣진 못했다고 부연했다.

또 중견기업 광주요 그룹의 조태권 회장도 1998년 8월 '와 련 엔터프라이즈 리미티드'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주주 명부가 모두 무기명으로 돼 있는 업체를 조사한 결과, 조 회장과 그의 부인 성복화씨로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탐사센터 측은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 부부가 실 소유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회장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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