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화투자증권의 혼란 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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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화투자증권의 혼란 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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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지난 2월29일 취임한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1개월여 동안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주진형 전 사장이 당시 영입한 외부 전문가인 A 전 경영지원담당 부사장과 B 전 세일즈앤트레이딩담당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대신 전 한화투자증권 임원과 한화그룹 경영지원본부 출신 인사 등이 주요직에 임명됐다.

리테일본부는 'WM(자산관리)본부'로 명칭이 변경됐고 컨설팅 부서와 다이렉트 부서로 이원화돼 있던 지원조직은 WM지원실로 통합됐다.

주 전 사장의 색깔을 서둘러 지워내려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주 전 사장이 도입하거나 변경한 제도들이 곧 일제히 원상복구 수순을 밟게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주 전 사장은 연공서열 폐지와 과당매매 제한, 편집국 설치, 계열사 거래 축소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선은 곱지 않았다. 상당수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 실적과 신용도도 악화됐다.

한화그룹은 결국 작년 9월 주 전 사장의 임기가 한참 남았는데도 연임불가를 결정하고 후임자를 내정했다.

새로운 수장으로서 여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만하다. 직원들의 마음을 추스르면서 잃어버린 점유율과 실적을 되찾아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여 사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주 전 사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주 전 사장이 추진하던 사업은 직원들의 반감이 여전히 큰 만큼 잠정 중지되거나 변화 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업계 안팎으로 주 전 사장의 '파격 정책'에 대한 공감도 있는게 사실이다.

이들에게 주 전 사장은 영업점 악습을 끊고 비합리적인 조직 경영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총대를 맨 '용자'로 비춰지기도 한다.

'서비스선택제' '과당매매 제한' 등의 조치는 과도하게 잦은 매매거래가 투자자 손실, 나아가 증권업계에 대한 투자자 불신으로 귀결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도출됐다.

비문∙오타가 난무한 매수 일색 보고서의 품질과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내 편집국을 두고 매도의견 보고서를 장려했다. 삼성그룹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보내며 리서치센터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원천 초기화하기엔 아까운 취지들이다. 여 사장이 어떤 역량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주 전 사장의 실책은 '방향성'이 아닌 '내 멋대로' 식 방법론에 있다. 살살 피해갈 수 있었을 법한 껄끄러운 소음들이 오히려 더 부각됐다.

주 전 사장의 못다한 숙제를 여 사장이 어떻게 풀어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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