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 安양 시신 못 찾아…5차례 수색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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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 安양 시신 못 찾아…5차례 수색 실패
  • 이수영 기자 s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3월 27일 1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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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 安양 시신 못 찾아…5차례 수색 실패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부모의 학대를 받다 억울하게 숨진 안양의 시신 수습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27일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가량 계부 안모 씨가 숨진 자신의 딸을 암매장했다고 주장하는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에서 방범순찰대원과 형사 등 60여명을 동원해 검침봉으로 수색했지만 시신을 끝내 찾지 못했다.

경찰은 다양한 수사기법과 첨단기기를 동원했지만 5년간 사회의 무관심 속에 땅속 깊숙이 묻었던 안양의 시신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양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이 사건은 정확한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수사 초기부터 안씨는 경찰에서 한결같이 안양의 암매장 장소로 진천 갈월리 야산을 지목했다. 진천이 자신의 고향이라 지리와 지형을 잘 알기 때문이라는 설득력 있는 이유도 내세웠다.

안씨의 자백에 따라 경찰은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공식적으로 모두 5차례에 걸쳐 수색을 벌였지만 안양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수색 작업은 전적으로 안씨의 진술에 의존했다. 안씨와 함께 딸의 시신을 암매장해 사건의 전모를 아는 아내 한모 씨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안씨가 진술한 야산은 도로에서 100m 거리에 불과하고 야트막해 접근이 어렵지 않다. 암매장 위치를 찾아내지 못하겠다는 안씨 말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범인은 범행 현장을 다시 찾기 마련인데 딸을 암매장하고도 외면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땅이 꽁꽁 얼었을 엄동설한인 12월 중순 홀로 2시간 동안 1.5m 깊이로 땅을 파 안양의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안씨의 진술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은 안씨가 다른 곳에 시신을 유기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각종 수사기법을 통해 진실을 캐내려 했다. 거짓말탐지기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최면수사까지 동원했지만 '안씨가 거짓말을 잘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그쳤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인 안양 시신이 발굴되는 것을 원치 않는 안씨가 의도적으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경찰은 구속 시한에 걸려 안양 시신을 확보하지 못한 채 오는 28일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한다.

경찰은 안씨에게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상 폭행 혐의, 자살한 아내 한씨를 폭행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한결같이 딸의 시신을 진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해왔고 한씨의 메모장도 증거물로 인정될 수 있다"며 "안양 시신을 확보하지 못했어도 법정에서 안씨의 죄를 묻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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