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때리는 아내…남편 폭력에 맞선 '생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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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때리는 아내…남편 폭력에 맞선 '생존폭력'
  • 이수영 기자 s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3월 25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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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때리는 아내…남편 폭력에 맞선 '생존폭력'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남편을 때리는 아내가 늘고 있지만 실상은 남편의 폭력과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에서 폭력으로 맞대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희숙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5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가정폭력의 다면적 심층 분석과 대응 및 정책'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최근 가정폭력 가해자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여성이 느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상담소가 지난해 법원과 검찰로부터 상담위탁을 받은 가정폭력 가해자 126명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여성 가해자 비율 19.0%로, 1999년의 3.2%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남편의 폭행에 맞대응한 여성 비율은 같은 기간 2.9%에서 11.1%로 높아졌다.

장 교수는 지난해 상담소에서 시행하는 가해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여성 4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시행했다.

그 결과 "남성은 통제, 억압, 징벌 차원에서 폭력을 행사한다면 여성은 방어, 보복, 분노에 의한 폭력이 많았다"고 장교수는 밝혔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더 심한 상해를 입었고,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나 우울, 불안, 분노, 외상 증세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남편을 때린 여성의 상당수는 남편의 폭력에 절벽 끝까지 몰린 상황에서 폭력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같은 '생존폭력'이나 방어적 폭력은 일방적 폭력과 구별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처분의 부과기준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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