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 향한 뚝심? 권선주, 초심으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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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 향한 뚝심? 권선주, 초심으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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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은행에 남기로 '선택'한 걸까. 마지못해 '잔류'한 걸까.

'권선주'의 연관검색어로 '총선', '비례대표'가 뜰 만큼, 약 1개월 가까이 수많은 추측과 '썰'들을 낳았던 권 행장의 새누리당 비례대표 출마 이슈가 마무리됐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공천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말들이 많았다.

'최초 여성 은행장'이라는 타이틀도 탐스러운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다른 분들도 이 여성 은행장을 좀 본받아 달라"고 칭찬할 만큼 '확실한' 스토리를 가진 인물이기에 더 그랬다.

국회의원 '배지'만 있으면 하루만 일해도 평생연금이 나온다는 '루머'가 돌 정도로 이 자리에 대한 선망 내지는 질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 고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노동조합과의 갈등으로 성과제 도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업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달 개인평가체계 도입을 위한 직무적성을 의뢰하기 위해 인사관리 컨설팅 업체 입찰에 나섰다. 관련 업체와 최근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권 행장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끝내 노조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총선 출마를 고려, 은행장 사퇴를 앞두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이를 무리하게 진행하다 노조와 마찰을 빚은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쏟아졌다.

그러던 권 행장이 돌연 비례대표 출사표를 접은 까닭은 무엇일까.

알음알음 비례대표 순번을 돌려보니 '승산'이 없어 물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진위여부는 알기 어려우나, 한 달 넘게 지속돼 온 그간 분위기와 다수의 정치·금융계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일리 있는 이야기로 들린다.

어찌됐든 개인으로서는 굉장한 선택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생애 다시 오기 힘든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이에 들뜬 기분으로 국내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돈줄'을 책임지고 있는 국책은행의 수장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은의 1분기 순익이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상차손이 84억원에 이르는 이마트 주식은 아직 실적 추정치에 반영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부실채권 정리도 감소하고 있어 올해 충당금 개선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전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우호적 보고서가 쏟아졌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13년 말 취임 당시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인내와 단호함으로 거대한 변화에 맞서는 '매화'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했던 권선주 행장.

자의든 타의든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만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의연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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