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K뷰티' 짝퉁과 전쟁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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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K뷰티' 짝퉁과 전쟁 '골머리'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3월 28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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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브랜드명 유사 수백억원어치 대량 유통…인체 유해 2차 피해
▲ 관광경찰대가 적발, 공개한 가짜 마유크림(오른쪽)과 진품 마유크림(왼쪽)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 등 중국 시장에서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짝퉁'과의 전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성분은 물론 제조사 정보마저 불분명한 정체 불명의 짝퉁 제품들이 수백억원 어치씩 대량 유통되면서 금전적 손실과 이미지 훼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칫 피부손상과 같은 2차 피해 우려마저 커지고 있는 만큼 대책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 설화수·마유크림 등 中 소비자 선호 제품 짝퉁 적발↑

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즐겨 찾는 명동·홍대 등 인기상권을 중심으로 짝퉁 화장품이 판을 치고 있다.

유통물량도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해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업체들에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이 주요 '타깃'이다.

지난달에는 클레어스코리아의 '게리쏭 나인 콤플렉스', 일명 '마유크림'의 상표를 위장해 짝퉁을 만들어 판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마유크림은 지난 한 해 단일 품목으로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위조품 문제가 심각한 지경이다. 

검거된 일당이 중간 유통책에 공급한 가짜 마유크림은 2만개에 달했다. 액수로는 10억원을 호가한다.

이 정도면 '큰 판'은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불과 몇 개월 전인 지난해 9월에는 마유크림 수십만개를 제조·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시가 156억원이 넘는 가짜 마유크림 29만개를 만들어 명동 등 국내 유명 관광지에서 판매하고 일부는 중국에 수출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화장품 케이스와 포장용기 등을 진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가품 유통에 대한 정보가 입수되면 영업·법무팀 등이 총 동원돼 현장에 출동하고 있어 정상적 업무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과거 허술했던 짝퉁 제조방식도 갈수록 정교하고 교묘해져 단속도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뷰티'의 선봉장인 아모레퍼시픽도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짝퉁 쿠션 제품을 대규모 제조·유통한 무리가 검거됐다. 

'헤라 미스트 쿠션' 위조상품 8만여점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특허청 상표권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 끝에 덜미를 잡힌 것. 이는 정품 시가 36억원 상당의 물량이다.

이들은 중국에도 해당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된 짝퉁 화장품에는 정품에 포함된 미백효과 성분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게 아모레 측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고급 한방화장품으로 몸값이 높은 '설화수' 위조품이 대거 적발됐다. 경찰은 약 10억원 상당의 짝퉁 설화수 세트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계되지 않은 짝퉁 피해까지 고려하면 기업들이 입은 피해 액수는 훨씬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자구책 마련에 나선 배경이다.

클레어스코리아는 국내·외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자사 제품에 위조방지 스티커 '히든태그'를 부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정품과 가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에서다.

제품 정보를 홀로그램 스티커에 입력해 부착하면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품 여부를 확인하고 다양한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3월 현재 정품에 부착된 히든태그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제품 모델인 배우 이광수의 얼굴이 뜬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짝퉁 근절을 위해 알리바바와 손잡았다. 알리바바그룹과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 온라인 상 위조품 판매·유통을 방지하는데 협력키로 했다.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건강한 전자상거래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양사는 MOU를 통해 상호 소통을 강화하고 위조품 관련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위조품을 단속하기 위한 양사간 활동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의 건설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소비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메디컬 화장품 전문기업 제이준코스메틱은 나노브릭의 엠테그(M-Tag)를 자사 화장품에 광범위하게 적용키로 했다. 엠태그(M-Tag)는 나노 신소재를 이용한 위조방지 솔루션으로 복제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내 위조품 근절을 위해 알리바바와 최근 손잡았다. 사진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알리바바와의 MOU 체결식 모습.

◆ "재산 손해·이미지 하락…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해야"

제이준코스메틱 관계자는 "엠태그(M-Tag)를 적용하면서부터 위조품이 대폭 감소하고 정품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됨으로써 중국향 매출이 크게 증대되는 효과를 얻게돼 엠태그(M-Tag)를 연간 1억개 이상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정확한 유통경로를 거친 제품을 구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품, 일명 '짝퉁' 문제는 재산상 손해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해 무형의 피해까지 끼치고 있다"며 "특히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팔려나가 K뷰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진품인 줄 알고 해당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에게 제품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며 "어떤 성분이 사용되고 어떤 환경에서 제작됐는지 알 수 없으므로 제품을 사용했다 오히려 피부에 해만 될 수 있으니 믿을 수 있는 정확한 유통경로를 통해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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