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아쏘시오홀딩스 '심야의 채용탈락' 배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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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아쏘시오홀딩스 '심야의 채용탈락' 배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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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황유미 인턴기자] "지원자님께서는 금번 수시채용을 통해 저희가 모시지 못하게 됐습니다."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온 문자. 동아쏘시오홀딩스 수시채용에 지원했다 1차 전형을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들이 최근 받은 '통한의' 휴대전화 문자다. 

합격자 발표가 예정됐던 당일. 지원자들은 하루 종일 마음을 졸이지 않았을까. 언제 발표가 날지 몰라 10분 간격으로 채용 사이트를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지는 않았을까.

심지어 잠결에 문자를 확인한 뒤 또 다시 암담해진 미래에 뜬눈으로 밤을 지샌 지원자들도 상당하지 않았을까. 실제 한국갤럽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취침시간은 오후 11시38분이다. 절반 이상이 이미 잠자리에 들었다는 의미다.

그렇게 자정을 불과 1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그들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물론 지원자들에 대한 기업들의 합격·불합격 여부와 관련해 이렇다 할 '통보시간규정'은 없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가 몰리는 경우까지 감안해 채용일정을 넉넉하게 짜는 편"이라며 "지원자들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가능한 일과 중 합격여부를 미리 전달한다"고 말했다.

저녁 6~7시 이전 '일과중'이라는 암묵적 기준은 통상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부연이다.

지원자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일정 부분 소홀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공채에서 '글로벌전략' 직군 1차 면접을 본 30명을 전원 탈락시켜 이른바 '채용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력이 있다. 채용 시스템과 관련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기업은 인재다. 인재가 회사의 자산이라는 생각을 넘어 그 자체라는 믿음으로 동아인들을 키워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홈페이지 상단에 적시돼 있는 문구다.

'존경은 자신이 베푼 것에 대한 보답이다'라는 말이 있다. 회사에 충성하고 상사들을 존경하는 직원은 작은 배려로부터 만들어진다. 채용 과정은 그 전초전이다.

청년실업자수 41만명 시대다. 구직자와 기업의 관계에서 자연스레 채용 공고를 내는 기업이 우위를 차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약자를 향한 강자의 진정한 배려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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