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한은, 저성장·저물가에 금리대응 늦어"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한국은행이 저성장, 저물가 상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뒤늦게 금리를 내렸다는 의견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통화정책, 저성장 추세 반영 필요하다' 보고서를 통해 8일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경제성장률은 2005∼2008년 평균 4.35%로 집계됐다. 2009∼2015년에는 3.14%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2009∼2015년 2.18%로 2005∼2008년 평균에서 0.8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성장률 하락은 2009년과 2011년 2분기 2차례, 물가상승률 하락은 2012년 3분기에 크게 발생했다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를 의미하는 'GDP(국내총생산)갭률'은 2011년에는 0.7% 정도로 실제 GDP가 잠재GDP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가 돼서야 0.1∼0.2% 정도로 실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 연구원은 "2011년과 2012년 유럽재정위기, 중국의 경기둔화를 거치면서 성장률뿐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더욱 낮아지는 상황이 전개됐다"며 "2011년 이후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국내·외 경기 둔화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으로 반응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소극적인 통화정책의 배경을 낙관적인 전망으로 꼽고 "국내·외 경제상황이 2008년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정책금리 인하를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이 2011년 이후 경제성장보다 물가안정에 치중했고 2014년 하반기가 돼서야 뒤늦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014년 8월부터 작년 6월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4차례 단행했다. 금리를 총 1%포인트를 낮췄다. 현재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50%다.
정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2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줄곧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적극적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결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만 보면 지난해 2차례 금리가 인하됐지만 경기 회복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차지하고 물가변동에서 대외 부문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정책금리 조정으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바꾸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