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친환경車 '조급함' 버리고 '기술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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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친환경車 '조급함' 버리고 '기술력' 키워야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2월 18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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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올해 들어 완성차 업체들은 본격적으로 전기차·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친환경차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올해 대부분의 완성차 브랜드 신차 라인업에 친환경차가 빠짐없이 포함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친환경차는 최근 몇 년간 차츰 시장을 키워왔으나 올해 그 속도가 무척이나 빨라지는 분위기다.

자연스럽다기 보다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으려 서둘러 따라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전기차 보급 실적에만 급급해 하는 모습이다.

올해 우리나라 전기차 이용자는 1만3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내년도 3만대를 포함해 2020년까지 총 20만대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불과 5년 후 전기차의 보급률이 현재의 약 20배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초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을 출시한 현대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6개 차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빠른 속도로 파이를 키워가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긴 하지만, 서두르는 듯한 모습이 없지 않다.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고 서두르다가는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일례로 폭스바겐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폭스바겐 130년 역사에 최악의 오점으로 남게 될 배기가스 조작사건의 바탕에는 조급함이 깔려있었다.

2008년 폭스바겐은 북미지역 판매량을 10년 안에 3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자동차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생산되는 자동차 대부분이 판매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사들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개발할때 폭스바겐은 디젤엔진에만 매달렸으나 당시 기술력으로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젤엔진 '블루테크'가 미국의 환경기준을 통과하고, 닛산이 전기차 '리프'를 출시하자 초조해진 폭스바겐은 결국 프로그램 조작에 손을 대 '클린디젤'을 만들어냈다.

폭스바겐 사기극의 전말이다.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폭스바겐의 '꼼수'는 결국 화살이 돼 날아왔고 전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초조함이 부른 대 참사다.

물론 자의적인 조작이 있었던 폭스바겐의 경우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친환경차의 시대가 도래함에 있어 완성차 업체들은 앞서기 위해 서두르기 보다 충분한 준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자동차 시대를 열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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