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님. 애는 키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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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님. 애는 키워 보셨나요?"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1월 25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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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아니신 것 같습니다. 그러셨다면 세균이 득실대는 웨하스를 차마 아이들의 입에 넣지 못하셨을 테니까요.

그렇게 버신 돈 중 5억2500만원을 작년 연봉으로 회수해 가셨더군요. 윤영달 회장님이 아버지시니 어려서부터 '금수저'로 통하셨겠습니다.

엄마들이 왜 통곡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자식들에게 '싸구려 독극물'을 먹였다는 죄책감입니다. 생활이 풍족했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꼼꼼하게 검증된 간식을 사줬을 테니 말입니다.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 전문가 의견을 덧댑니다. '소비자와 함께'에서 식품안전위원장으로 계시는 문은숙 박사님의 고견입니다.

"세균 범벅인 크라운제과 웨하스를 먹은 뒤 아팠던 아이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배탈과 같은 식중독 증상이 대표적이다. 허약한 아이들의 경우 보다 심하게 앓았을 수도 있다. 다만 웨하스가 원인일 것이란 의심 자체를 당시 엄마들이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의 제품이 장기간 다량 유통됐다는 점이 여기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2014년 8월 초까지 무려 31억원 어치를 들키지 않으셨더군요. 크라운제과의 단단한 조직력이 비결이겠지 싶습니다.

윤석빈 대표님 그런데 말입니다.

크라운제과에서 책임 지는 위치에 있는 분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왜 없는 걸까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라고 오판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 염려 됩니다. 느슨한 처벌기준이 잉태한 일종의 불감증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아시겠지만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식품안전과 관련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 밉니다. 리콜은 물론이거니와 사업 인허가 취소, 형사처벌 등도 빈번합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7년 7월 오염된 의약품 판매를 눈감아 준 대가로 뇌물을 받은 정샤오위 전 국가식품약품관리국장의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입니다.

윤석빈 대표님과 윤영달 회장님의 지근거리에 있는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1심 판결일 뿐 최종 판결은 아니다. 내부 검토에 따라 항소를 할 수도 있다. '무죄추정의원칙'이라는 것이 있다…(중략)…윤영달 회장님은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이 없으시다."

판결을 내리신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단독 김형훈 부장판사님께서 들으시면 서운해 하실 것 같은 언급으로 사료됩니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대신해 윤석빈 대표님이라도 직접 나서야 하시는 것 아닐까요. 그것이 오랜 시간 크라운제과를 사랑했던 소비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요. '맺고 끊고' 가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회사를 보다 성장시킬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입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최근 이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금은 사고 1건만 터져도 식품 업체들이 망할 수 있는 시대다."

크라운제과라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해태제과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허니버터칩'을 찾는 소비자들이 최근 크게 줄었다지요. '복은 쌍으로 안 오고 화는 홀로 안 온다'는 속담이 문득 뇌리를 스칩니다.

윤석빈 대표님을 포함한 임원들이 위기 상황에 무감각해 지신 걸까요. 작금의 위기감을 애써 모른 척 하고 있을 뿐일까요. 기업도덕성 마저 웨하스처럼 세균에 감염돼 제 기능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요.

궁금한 게 참으로 많은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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