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서치센터, 내년엔 3할대 타율 달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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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리서치센터, 내년엔 3할대 타율 달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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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카카오는 11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작년 말 S증권사가 목표가 20만원을 제시했었다. 의견일 종가는 13만4800원이었으니 1년 새 가격이 오히려 18% 하락한 셈이다.

이날 SK텔레콤은 23만3500원을 기록했다. 이 종목은 작년 12월 M증권사가 목표가 38만원을 써 낸 이력이 있다. 1년 동안 의견일 종가인 28만2000원보다 17% 값이 떨어졌다.

같은 날 코오롱생명과학은 18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작년 말 D증권사가 목표가를 8만원으로 낮췄던 종목이다.

'3할대 타자'는 야구에서만 보기 드문 게 아니었다.

최근 한 금융정보평가사가 작년 12월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된 종목분석 보고서 약 1500건을 분석한 결과, 당시 제시된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와 대체로 부합한 건 28%에 그쳤다.

평균의 함정은 있다. 이 중엔 적중률이 40%에 육박한 곳도 있고 20% 남짓한 곳도 있다. 회사 몸집과는 전혀 상관 없다. 오히려 반비례하는 모습이다. 회사 규모가 클수록 내놓는 보고서 양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쥔 게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지난해 또 다른 평가분석기관이 작년 한 해동안 발행된 보고서 2만6418건을 분석한 결과, 6개월 목표가를 달성한 사례는 15%에 불과했다.

보고서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전망이 빗나가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 때마다 어김없이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와 비판이 날아든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측은 '6개월, 혹은 12개월 이후를 장기적인 시각으로 전망한 것'이라며 참을성을 갖고 믿어 달라고 주장한다.

안타깝게도 수치로 나타난 성적은 이 같은 리서치센터의 주장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에겐 변명의 여지가 크게 없다.

증권업계가 1년 농사 내내 헛발질만 한 건 아니다. 수익은 눈에 띄게 늘었다. 투자자에게 불리한 관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리서치센터에 한정해 보면 '무조건 매수' '목표가 부풀리기' 관행이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올해 나온 보고서 가운데 '매수' 의견은 2%가량 감소했고 '매도' 보고서는 2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비중 표시를 의무화한 데 따른 성과다.

그러나 보고서를 대하는 투자자의 시각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신뢰를 되찾고 싶다면 '3할'의 벽을 넘어서는 게 리서치센터의 급선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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