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하 한샘 회장 이케아 '파고'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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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하 한샘 회장 이케아 '파고' 뚫었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0월 15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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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주가 고공행진 속 신사업 탄력…"유통혁신·가격경쟁력 주효"
   
▲한샘은 올 상반기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매출 실적을 보이는 등 가파른 성장세로 가구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한샘 플래그숍 중 하나인 부산 센텀점 외관.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가구공룡'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타격이 우려됐던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회장 최양하)이 예상 밖의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케아 국내 진출 1주년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샘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된 매출실적과 주가를 앞세워 영토 확장에 속력을 내고 있다.

위기감이 오히려 경쟁력을 키운다는 이른바 '메기효과'라는 분석이다.

◆ 한샘 매출-영업익 '쑥쑥' 사업 확장 '박차'

14일 유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샘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 77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2.2% 늘어난 663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11억원, 3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32.2%, 58.6% 각각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주가의 경우 과열 양상을 띨 정도로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해 초 5만원 선에서 지난해 말 10만원 선을 돌파한 이후 올해는 3배 가까이 올라 한때 3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10월 현재 25만원 언저리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연말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라는 '난적'을 만났지만 오히려 그 이후 성장세에 더욱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지난해 초 강서구 최대 규모의 플래그샵 목동점을 오픈한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연면적 9200m² 규모의 대구 범어점을 선보였다. 한샘이 현재 운영 중인 7개 플래그샵 중 가장 큰 매장이다.

지역 상권 선점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샘은 연내 8호점, 내년 초 9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까지 플래그샵을 2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외연도 넓혀가고 있다. 부엌가구로 출발해 침실, 욕실, 인테리어자재는 물론 최근 진공블렌더 '오젠(OZEN)' 출시로 소형가전에도 발을 들여놨다.

매트리스 사업도 순항하고 있는데다 매트리스케어 서비스에 이어 부엌 환기시설인 '후드케어 서비스'도 론칭했다.

'종합 홈 인테리어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완성돼가는 모양새다. 매년 20∼30%선의 성장을 지속해 2~3년 내 매출액 3조원을 달성한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반면 이케아는 국내 진출 이후 '고가 논란' 꼬리표를 완전히 떼지 못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가구업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거라는 초반 우려도 잠잠해졌다.

해외에서 이케아 가구로 인한 유·아동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업계는 '이케아 리스크'를 불식시킨 한샘의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메기효과'로 보고 있다. 강력한 라이벌 등장에 위기감을 느낀 기존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더욱 활성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꾸라지가 들어있는 어항에 천적인 메기 1마리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이를 피해 도망 다니면서 더욱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현상을 기업 경영에 접목한 이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의 등장으로 국내에서 홈퍼니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확대됐다"면서 "조립식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판다'는 이케아 대신 국내 가구업체로 눈을 돌렸고 한샘이 수년간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온 부분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

◆ "유통 혁신 최근 가시적 성과로…이케아와 소비자 타깃 달라"

한샘은 이케아의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샘 관계자는 "홈쇼핑·온라인 등 새로운 채널을 뚫고 본사가 대형 매장을 내 지역 대리점을 입점 시키는 등 꾸준히 유통을 혁신한 결과가 최근 2~3년 사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면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전시 수준은 상향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최근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케아는 독보적인, 대단한 기업이고 현재까지 (우리가) 타격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1인 가구나 자녀가 아주 어린 가정을 타깃으로 한 이케아와 달리 신혼 부부나 30~40대 중산층을 겨냥한 우리는 대상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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