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재용…삼성 '메르스 수습'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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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재용…삼성 '메르스 수습' 총력전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6월 24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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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입사 이후 첫 기자회견 대국민 사과…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제주 지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삼성그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메르스 확진자가 묵은 제주 신라호텔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2차 진원지'로 국민적 비판을 받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이재용 부회장 "머리 숙여 사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난 1991년 삼성 입사 이후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환자 분들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며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계신다"는 대목을 통해 메르스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기자회견장에 선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시인하며 사과했다.

송 원장은 "메르스 발생 초기 위기 관리 시스템을 작동했어야 했는데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노출 격리자 선정 과정에서 빈틈이 있었다"며 "죄송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도 예고했다.

송 원장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쇄신위원회를 마련하고 진상 규명과 위기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감염 질환 환자와 일반 환자가 접촉하지 않도록 출입구를 구분하고 응급실 진료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전파의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은 외래·입원, 응급실 진료를 중단하는 등 병원 부분 폐쇄 지경에 이르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아 왔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공식석상에서 사과문을 낭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 부회장의 만 47세 생일날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과를 앞두고 직접 발표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주체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공식적으로 병원 운영의 최고책임자라는 얘기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는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맡아왔다. 아버지의 공식 직함을 물려 받으면서 그룹 승계 차원에서 상징성이 있다고 재계는 평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제주 신라호텔에서 메르스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 이부진 사장, 제주도서 현장 지휘

이부진 사장은 메르스 확진자가 제주 신라호텔에 묵었다는 사실을 통보 받고 호텔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 제주로 내려가 현장을 챙기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메르스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등 오너일가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을 향한 비난 여론이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23일 기준 메르스 확진자는 3명 증가해 총 175명, 사망자는 2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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