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산될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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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산될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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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산될 가능성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정적인 뜻을 밝히고 나서면서 양사의 합병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안에 따르면 양사의 합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1조5000억원을 넘으면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 0.35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제일모직에 유리하고 주가가 낮게 형성된 삼성물산에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다만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상승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15만6493원과 5만7234원을 각각 웃돌았다. 때문에 '합병에 불만을 품은 투자자는 시장에서 보유 주식을 팔고 나갈 수 있다'며 합병 무산 가능성은 낮게 분석돼왔다.

하지만 엘리어트 매니지먼트가 이날 양사 합병 조건의 '불합리성'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합병안에 불만을 품은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들이 엘리어트 매니지먼트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9%대 지분을 보유 중인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까지 가세한다면 합병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지분 구조에서 삼성그룹 계열사가 차지한 지분은 19%대로 취약한 편이다.

지난 3일 기준 외국인 지분은 32.11%에 달했다. 국민연금도 9.79%의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의 약 17%만 움직여도 1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합병 계획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등 삼성물산 지분을 소유한 기관 투자자들도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지분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양사 합병에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번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 이유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반대 세를 규합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무산시킨다고 해도 삼성물산의 이후 주가 흐름이 좋아질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공시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한층 더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제일모직과의 합병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 향후 계획에 대해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은 "발표된 보도자료 외에 추가료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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