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콰이아 '휴지조각' 왕좌…브랜드 '사분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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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아 '휴지조각' 왕좌…브랜드 '사분오열'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2월 04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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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별 분할 매각-실적부진 사업부 청산 가능성 "업계 2위 매출 강점"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에스콰이아'로 잘 알려진 토종제화업체 이에프씨(EFC)가 인수합병 시장에서 브랜드별로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처했다.

한때 국내 3대 제화브랜드로서의 명성이 휴지조각이 된 것은 물론 온전한 형태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파악됐다.

◆ 이랜드-형지 등 인수에 관심

3일 투자은행 업계와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이에프씨(EFC)의 인수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이랜드, 패션그룹형지, 중견기업 1곳, 중소기업 1곳 등 4곳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EFC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EFC의 자산을 △에스콰이아 △영에이지·미스미스터 △소노비 등 3곳으로 분할하고 인수의향업체가 원하는 사업부문만 인수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전체 자산 인수를 추진하는 업체에게는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원활한 매각이 이뤄지지 않자 짜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번에 인수 의향을 비친 4곳도 EFC 전체 인수를 원하는 곳과 사업부별 분할 인수를 희망하는 곳으로 나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콰이아 사업부가 영에이지·미스미스터, 소노비 사업부 대비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들이 위험부담이 큰 사업부문은 회피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악의 경우 인수되지 못하고 남은 사업부는 아예 브랜드가 청산될 공산이 크다.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업체의 간판 격인 에스콰이아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1961년 설립된 에스콰이아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3대 제화업체로 군림했으나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재기에 실패, 결국 '매물' 처지가 됐다.

자금난을 겪던 이에프씨는 지난해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고 부동산 매각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채권단과 최종 합의에 실패,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사모투자펀드(PEF)인 H&Q가 2009년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매출 1563억원,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했다.

업체 측은 이번 인수 이후 기업 정상화에 희망을 걸고 있다.

EFC관계자는 "50년의 업력을 지닌 업계 2위로 정통 드레스화에서 캐주얼화까지 전 연령대 소비자를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영 악화에도 불구, 최근 3년간 연간 약 1500~2000억원의 꾸준한 매출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건이 성사될 경우 기존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사업 확장 차원…자세한 건 지켜봐야"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사 사업군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검토 중인 단계"라면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을 뿐 자세한 건 지켜봐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KB국민·하나·외환·신한은행 등 채권단과의 논의를 거쳐 오는 12일 EFC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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