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重 사장, 실적악화-노사갈등 해법 찾기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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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重 사장, 실적악화-노사갈등 해법 찾기 '골몰'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2월 05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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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기 최대 규모 영업적자 난제…'임금인상' 의견차 심화 '위기감'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지난달 23일 출근길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현대중공업 '구원투수'로 나선 권오갑 사장이 실적악화와 노사갈등이라는 이중고 속에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월급을 전액 반납하는가 하면 노조에 파업 만류 호소문을 직접 나눠주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 2~3분기 1조1037억원, 1조9346억원 영업손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3분기에는 1조9346억원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세계 조선 경기 불황과 해양·플랜트 분야의 공사 손실금 충당으로 손실이 커졌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권오갑 사장을 그룹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에 내정했다.

권 사장은 지난 2007년 현대중공업 부사장에 이어 2010년부터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역임했다. 올해 상반기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등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사실상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취임 후 권 사장은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섰다.

지난 10월 임원 30%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영업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에는 회사 정상화와 주가 회복을 위해 2억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직접 구입했다. 개인별 평가에 따라 60~70%까지 연봉 격차가 날 수 있는 성과위주의 연봉제도 도입했다.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노조가 20년만에 부분파업에 돌입하며 마찰이 생긴 것.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위해 지난 5월14일부터 50차례 넘게 머리를 맞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27일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어 4일에도 4시간여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핵심 쟁점이 '임금 인상'이라는 점이 권 사장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통상임금 대비 5.9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회사가 제시한 임금 인상 폭은 3만7000원 수준으로 그 간극이 크다.

경영 여건 상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폭을 수용할 여력이 없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회사는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며 최근 울산지법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노조는 이에 사장 포함 노사관계 담당 임원들을 울산고용노동지청에 고발한 상태다. 쟁의행위 찬반투표 과정에서 회사가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이다.

◆ "타협점 찾기 위해 총력 다하고 있어"

권 사장이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성과위주 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갈등 고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임금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본사 정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파업 만류 호소문을 직접 나눠주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회사 경영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사장 급여를 전액 반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권 사장이 직접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고 못 박아 놓은 만큼 노사간 의견차를 극복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임단협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 될 것이라는 우려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권 사장의 고강도 개혁을 기반으로 4분기에는 적자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갈등 관련) 회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며 "최근 협상을 재개한 이래 매일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7일 20년만에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같은날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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