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망고식스 '속보이는' 물병 전쟁 "마이 보틀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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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망고식스 '속보이는' 물병 전쟁 "마이 보틀 잡아라"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6월 17일 0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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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마이보틀' 열풍 유사품도 '완판'…친환경 소재-심플한 디자인 '눈길'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카피제품'이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화장품, 문구 등 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 '투명 물병' 열풍을 불러온 일본산 '마이 보틀', 망고식스의 '식스 보틀', 락앤락의 '잇 보틀'(왼쪽부터)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주방·생활용품 업체 락앤락과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가 일본산 투명 물병 '마이 보틀' 열풍에 편승, 뜨거운 경쟁에 나섰다.  

투명한 몸통에 검은색 글씨가 삐뚤게 적힌, 특별할 것 없는 디자인임에도 '마이 보틀'이 무섭도록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유사품을 내놓고 인기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보틀 수입업체도 아예 직접 제작에 나섰다. '속보이는' 물병 전쟁이다.

◆ SNS타고 선풍적 인기…국내 업체들 서둘러 유사품 내놔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생활용품 업체 '투데이스 스페셜'이 판매하는 투명 물병 '마이 보틀'이 인기를 모으면서 국내에 모방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마이 보틀은 500㎖ 플라스틱 물병으로 투명한 원형 몸통에 삐뚠 글씨로 'MY BOTTLE'이라고 쓰여 있는 게 디자인의 전부다. 심플함이 핵심이다.

내부에 어떤 내용물을 담느냐에 따라 외부에서 보이는 색상이나 모습이 달라진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트라이탄' 소재로 제작됐으며 내열온도 -40∼100℃로 뜨거운 음료를 담을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사진이 전파되면서 국내에서 무섭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일본 정가는 1512엔(약 1만5000원)이나 국내에서 제품을 구하기 쉽지 않은 까닭에 국내 비공식 판매가가 터무니없이 치솟았다. 파워블로거 등을 통한 온라인 공동구매 가격은 최고 6만∼7만원에 달한다.

▲ 망고식스 '식스보틀'

인기를 감지한 국내 업체들이 발 빠르게 경쟁에 가세한 배경이다.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는 '식스보틀'을 내놨다. 마이 보틀과 마찬가지로 투명 몸체에 제품명 'SIX BOTTLE'을 새긴 텀블러다.

마이보틀 제조사인 일본 리버스사에 의뢰해 만들었다. 1∼2차 예약 판매 시 접속이 폭주해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구매자가 몰려 조기 매진됐다. 1차로 2000개, 2차로 4000개, 3차 예약 구매 첫날에만 1만5000개가 팔려나갔다.

밀폐용기 전문 락앤락도 '비스프리 잇 보틀'을 출시했다. 트라이탄 소재에 디자인도 마이 보틀과 유사하다. 락앤락 공식 온라인몰에서 주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가격은 1만3000원이다.

트라이탄 소재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를 함유하지 않았고 유리처럼 투명해 내용물 확인이 쉽다. 플라스틱에 비해 냄새 배임이 적고 내구성이 강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 "편의성보다 디자인 중시 경향 뚜렷"

마이 보틀 수입업체 네이로는 아예 직접 제작에 돌입, 주문에 따라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커스텀 보틀'을 판매한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알파벳 스티커를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물병에 부착, 자신의 이니셜이나 명언 등을 붙일 수 있다.

자신만의 물병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며 역시 '마이보틀'과 같은 재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물병의 기능과 편의성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 독특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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