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고객정보 유출이 발생한 카드사 3곳의 회원 이탈이 계속되자 신용평가사들이 해당 카드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로 신용도에 타격을 입은 카드사들이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전채 발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의 해지·탈회·재발급 누적 건수는 538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신평사들이 카드사의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하게 된 이유는 이번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회사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해당 카드사들의 신용등급은 KB국민카드가 AA+, 롯데카드가 AA다. NH농협카드는 독립 법인이 아니라 별도로 신용등급을 평가 받지 않는다.
나이스신용평가 황철현 평가전문위원은 "이번 사태로 고객 수가 줄어들고 평판위험이 확대됐다는 점과 3개월 영업정지가 현실화될 경우 신규 카드회원 모집이 제한돼 일시적인 사업기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과징금·과태료, 피해고객 집단 소송에 따른 소송비용, 내부 보안 시스템 개선비용 발생 가능성도 각 카드사에 잠재적 재무 부담요인이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이번 사태로 인한 회원들의 추가적 이탈,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 향후 수익 변동 가능성, 재무적 부담 수준 등을 고려해 (문제의 카드사) 신용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 측도 이번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해당 카드사들의 카드 재발급 비용, 피해 보상·소송 비용 발생 가능성이 있고 고객 이탈에 따른 수익기반 축소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기평 윤민수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신용카드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2차 피해 발생 여부·수준, 기존 고객의 이탈 정도, 당국의 제재 수위 등을 모니터링해 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해당 카드사의 신용도가 타격을 입자 이들 회사가 회사채 시장에서 여전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전채는 카드사나 캐피탈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사와 같은 여전사는 예금 기능이 없기 때문에 회사채(여전채) 발행을 통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수시로 조달한다.
당장 다음 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해당 카드사의 여전채 물량은 KB국민카드의 1000억원, 롯데카드의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들 회사가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을 막지 못하는 일은 없겠지만 차환 발행에 나설 때 자금 조달 비용이 기존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은기 연구원은 "여전채는 워낙 (공급) 물량이 많아 똑같은 등급이라도 제조업체들의 회사채보다 발행금리가 높은 편인데 최근에는 금리 메리트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뜩이나 가격 메리트도 부족한 상황에서 부정적 뉴스까지 발생해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경우 발행 금리가 높아져 향후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