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차 유예할부 '카푸어'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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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입차 유예할부 '카푸어' 양산한다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1월 06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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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오빠 차 뭐야?" "아우디!" "오빠 집은 어디야?" "아우디…"

최근 인터넷 상에서 떠돌고 있는 우스갯소리다. '하우스푸어'에 이어 새롭게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카푸어'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었다는 평가다. 

카푸어는 자신의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비싼 '과시용' 수입차를 구입한 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일컫는다.

20~30대 연령 층이 카푸어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원금유예할부제도'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차값의 10~30%만 선수금으로 낸 뒤 이자만 납입하다가 3년 후에 나머지 60%를 한꺼번에 갚는 구조다. 당장 목돈 없이도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실제 20대의 수입차 구매량은 지난 2010년 3528대에서 2012년 7176대로 뛰어올랐다. 과시욕에 눈이 먼 나머지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결과로 비쳐지고 있다. 

문제는 유예할부 기간 이후다. 약정 만기 시 목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차 값의 최대 60~70%까지 설정된 유예금을 갚지 못하면 신용불량자로 몰리게 된다. 

이자율도 높아 최종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가격도 현금 구매 시 보다 10% 이상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차 원금유예 금액은 지난 2010년 3252억 원, 2011년 4077억 원, 2012년 5367억 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차량이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도 빈번하다. 젊은 나이에 자칫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능력에 걸맞은 재화를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유예할부의 달콤한 유혹이 '카푸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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