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큰손' 템플턴, 韓 채권시장 이탈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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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큰손' 템플턴, 韓 채권시장 이탈 본격화
  • 장애리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12월 27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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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국내 채권시장의 최대 큰손이자 국제무대에서 단기투자 성향으로 유명한 프랭클린템플턴 펀드가 최근 2개월 연속 원화채권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권의 약 30%(8월 말 기준)를 손에 쥔 템플턴 펀드의 국내 채권시장 이탈이 가속화할 경우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NH농협증권에 따르면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템플턴 펀드 9개 가운데 원화채권 투자 현황이 파악되는 6개 펀드의 원화채권 투자 잔액은 11월 말 현재 132억2000만달러(약 14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말과 비교할 때 15억2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10월 말보다 3억6000만 달러(약 3800억원) 줄어든 규모로 투자 잔액이 2개월째 감소했다.

템플턴 펀드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원화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졌다.

지난 6월 말 14.8%였던 템플턴 펀드의 원화채권 투자 비중은 지난 9월 말 16.3%까지 높아졌지만 11월 말 현재 14.9%로 낮아진 상태다.

NH농협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이달에 템플턴 펀드가 보유한 원화채권 중 상당한 물량의 만기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12월 말 기준 템플턴 펀드의 원화채권 투자 잔액은 11월 말보다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템플턴 펀드는 환차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단기투자 성향의 외국계 투자자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달러 대비 원화 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템플턴 펀드가 지난 2~3년간 누렸던 환차익을 앞으로는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원화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 1월부터 실시되면 글로벌 시장 내 자금 이동 방향이 국가별로는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산별로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템플턴의 이탈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템플턴 펀드의 이탈이 지속되면 시장에 미칠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이탈이 계속되면 채권가격이 떨어진다(금리 상승)고 해도 국내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데 한계가 있고, 결과적으로 전체 수급상황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4일 기준 전체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9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시간으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행이 결정되기 전날인 18일(94조2000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7월 말(102조6000억원)과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든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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