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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산업은행이 민간금융사업을 축소하기로 결정한지 5개월 만에 대표 예금상품인 'KDB다이렉트'에서 1조원 가량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융기관 개편에 따라 민간금융의 규모가 작아질 경우 금리우대, 서비스관리 등 기존 혜택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민간금융사업 대폭 축소…예금액 5개월 새 1兆 감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내년 7월부터 민간금융부문의 대표 예·적금 상품인 KDB다이렉트의 신규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개편에 따라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의 재통합이 확정되면서 나온 결정이다.
문제는 민간금융 부문의 이익감소가 개인소비자들이 기존에 누리던 금리우대, 서비스관리 등의 혜택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KDB다이렉트의 금리는 낮아지는 추세다. 예금(수시입출금식) 금리의 경우 출시 초기인 2011년 말 연 3.5% 수준이었지만 11월 현재 2.25%까지 떨어졌다.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 중 일부는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KDB다이렉트의 예금잔액은 8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민간금융 축소 계획이 불거졌던 지난 7월 예금잔액은 9조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8월 9조1300억원 △9월 8조8900억원 △10월 8조830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소비자 서비스의 질이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 산은은 지난 6월 '소매금융그룹'을 '소매금융부문'으로 격하했다. 소매금융그룹 소속이던 '다이렉트센터'는 '다이렉트부'로 규모를 축소했다.
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불만사항이 생겨도 이를 해결해 줄 담당 부서가 작아진 탓에 복잡한 절차와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 "예금잔액 감소…소비자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도"
산은은 기존 소비자들의 혜택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예금잔액 감소가 소비자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금융총괄 이화선 실장)는 "가입자 감소·이탈로 인해 전체 예금 규모가 작아질 경우 저금리와 질 낮은 서비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들이 예금을 이동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우려되는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