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은행 민영화 '大馬不死의 전철' 안 밟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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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은행 민영화 '大馬不死의 전철' 안 밟으려면…
  • 장애리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10월 21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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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바둑용어가 있다. 바둑돌이 많이 놓여 말이 커지면 주변의 사소한 공격에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즉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마불사는 종종 기업의 도덕적 해이 문제와 열결되기도 한다. 이때는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 구제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권에선 우리은행 민영화와 메가뱅크 탄생이 뜨거운 이슈다.

메가뱅크(Megabank)는 말하자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 50위권 이내의 대형은행이다. 정부는 자산규모 325조 원에 이르는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그 중 우리은행 자산은 약 265조 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우리은행 인수에 성공하는 금융기업은 다른 은행을 압도하며 업계 최상위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곳은 KB국민은행과 교보생명 정도다. 특히 업계 1위인 KB금융과 합쳐질 경우 종업원 수만 4만명에 달하는 세계적 규모의 메가뱅크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메가뱅크 탄생으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시장에서 대마(大馬)의 영향력은 크다. 큰 말이 휘청이면 전열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실수를 해도 구제해 줄 것이라 믿는 기업은 무리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 등 도덕적 해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미 금융권의 대마불사를 목격한 적이 있다. 2008년 시작된 전 세계적 금융위기의 확산은 미국 대형 금융사의 연쇄 파산 위기와 이를 막기위한 미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에서 비롯됐다.

물론 대형은행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업무영역을 다변화해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적 금융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란 측면에서 '메가뱅크=도덕적해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대마불사의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금융 민영화가 몸통불리기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선 도덕적해이를 보완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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