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체국, 고객만족도 14년 연속 1위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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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체국, 고객만족도 14년 연속 1위 맞습니까?"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9월 30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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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고객님 감사합니다. 고객감동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한국산업고객만족도(KCSI) 조사에서 14년 연속 1위에 선정된 우정사업본부의 일성이다. 

'감동'으로 보답하겠다던 우정사업본부가 '횡령'으로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강동원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우체국에서 발생한 금융 횡령사고는 29건. 금액은 37억8809만원에 이른다.

우체국에 돈을 맡기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쉽게 상상하기도 힘든 큰 액수다.

수법은 다양했다. 부산 사하우체국 직원은 친분이 있는 소비자 명의로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뒤 보험금에서 환급금 대출을 받아 5740만원을 횡령했다.

안성 고삼우체국은 시청 우편요금을 직원 개인통장으로 관리하면서 1억8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또 청원경찰이 입금해야 할 금액을 숨기거나 창구 직원이 돈을 빼돌리기도 했다. 대부분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선 직원들이 저지른 일이다.

'고객만족도 1위'라는 수식어가 부끄럽게 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오랜 믿음을 배신하게 된 셈이다.

일반 사기업이 아닌 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횡령 사고는 수년간 불거져왔다. 공직 기강 해이는 물론 내부 인사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명재상 황희는 지금의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을 13년동안 지냈음에도 관복이 1벌, 재산은 집 1채 뿐이었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청빈'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청렴'과 '원칙'을 원하고 있다. 정해진 규정대로만 일을 처리하면 소비자 돈을 빼돌리는 등의 사고는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직적인 쇄신도 필요하다. 내·외부 감사 시스템이 강화돼야 함은 물론이다.

앞으로 우체국이 진정한 '고객만족도 1위'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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