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춘 테라텍 대표
상태바
최병춘 테라텍 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넥스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사업 흥망은 사람에 달렸다"
   
 

[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모든 걸 올인해도 후회하지 않을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코넥스 상장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최병춘 테라텍 대표의 의지가 엿보이는 한 마디였다.

지난 1일 코넥스에 상장한 테라텍은 2001년 9월 설립됐고 지난해 매출액 219억원, 직원수 102명인 중소기업이다. 현재 20여개 종류의 진공밸브 제품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병춘 대표와 일문일답을 통해 그의 경영철학과 코넥스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 "코넥스는 코스닥에 버금가는 유가증권시장이 될 것"

Q. 회사 이름인 '테라텍'은 어떤 의미인지.

== '테라'(Tera)는 '10의 12승'으로, PC에 사용되는 메모리 용량의 테라입니다. 지금은 테라바이트 크기의 외장하드가 시중에 많지만, 회사가 설립된 2001년만 해도 테라는 실감이 안 날 정도로 큰 숫자였습니다. '텍'(Tech)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약자입니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최상위 용량'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일조하겠다는 뜻에서 회사명을 테라텍이라고 지었습니다.

Q. 코넥스에 상장하게 된 계기는.

== 당초 목표는 코스닥 상장이었습니다. 2001년 사업을 시작하고 2009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문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기 불황으로 2년 연속 실적이 감소했고, 먼저 코넥스에 상장한 다음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향후 코넥스가 코스닥에 버금가는 유가증권시장으로 활성화될 것이라는 비전을 가졌기 때문에 주주들과 협의해서 코넥스에 상장하게 됐습니다.

  진공밸브 제품 / 사진제공 테라텍

Q. 주력제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 회사 주요 사업영역 중 하나가 반도체 진공장치입니다. 진공밸브와 플라스마 장치가 이 영역에 속하는데, 우리 회사에서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이 '반도체 진공밸브'입니다. 진공배관의 유체 흐름을 열어주고 차단하는 제품으로, 만약 이 장비가 없으면 반도체 생산이 안 됩니다. 종류도 수동형(Manual Type)에서 완전 자동형(Full Automatic Type)까지 20개가 넘습니다.

다른 사업영역으로는 가스장치 사업이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고순도의 가스가 공급돼야 하는데 가스장치가 그 기능을 합니다.

Q. 가스장치의 매출액 비중이 올해부터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가스장치에는 가스정제장치하고 가스공급장치가 있는데, 이 장비들은 반도체나 발광다이오드(LED) 제조공정에 사용됩니다. 그런데 2010년까지 계속 호황이던 LED 산업이 2011년부터 급격히 침체되면서 가스장치 매출 비중이 30% 감소했습니다. 경기가 불황이라 고가인 LED 조명에 대한 수요가 부진했던 것일 뿐 사업 포트폴리오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재 LED 조명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고, 올해부터 세계 주요국에서 백열등 규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품질로 말하겠습니다" 기술력으로 고객의 신뢰 얻는 것이 우선

Q. 회사 매출액이 반도체 시장 경기에 따라 변동하는 것 같은데.

== 2012년까지만 해도 회사 전방산업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LCD·LED)에 국한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매출이 이들 산업의 경기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수년 전부터 사업 및 거래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왔습니다.

반도체 장비 산업은 주문생산 방식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하면서 품질을 향상시켜 고객에게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이번 코넥스 상장으로 마련된 자금도 신규 사업 발굴에 필요한 R&D 비용과 인건비에 사용할 겁니다.

   
 

Q. 신규 발굴할 사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 내년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하고 에너지산업과 연관된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다. 가스정제장치의 원천기술은 장기적으로 수소에너지 사업과 맞닿아 있습니다. LCD나 LED의 제조 공정에 석유나 LPG가스 대신 수소 연료를 사용해서 친환경적이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겁니다.

Q. 수소에너지는 아직 상용화가 안 된 분야라 개발비용이 많이 들 것 같은데.

== 맞습니다. 하지만 수익이나 매출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R&D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물론 개발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금액이 유동적으로 조절될 수는 있습니다만, 매출의 최소 5%가 꾸준히 R&D 투자에 쓰였고 현재도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임원진의 주요경력이 흥미롭습니다. 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근무했던데.

== 대기업을 상대로 판매하는 다른 중소기업들도 아마 사정은 비슷할 겁니다. 반도체산업의 경우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기술이나 영업직무에서 경력자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회사 임원진 중 절반 정도가 삼성이나 SK하이닉스 근무경력이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Q. 경영철학이 '인재경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인재경영'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영철학입니다. 십수년간 느낀 건데 모든 사업의 흥망은 결국 사람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꾸준히 자기계발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바람이고, 회사에서도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 직무교육과 사내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직원들이 회사를 내집처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우리 회사만큼은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이기를 바라는 것이죠. 모든 걸 올인해도 후회하지 않을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 최병춘 대표는?

삼성반도체기술대학에서 반도체를 전공했고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CVD공정 및 장비개발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캐논 코리아(CANON KOREA)에서 CVD장비 기술영업 업무를 담당했고,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서진일렉트론에서 근무했다. 2001년 주식회사 테라텍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