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 원료확보전략 '3사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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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 원료확보전략 '3사3색'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15일 0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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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불안·수요확대 맞물려 원료가격 급증…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위해 총력전

▲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올해부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화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원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엔 공급부족으로 배터리 핵심소재 '코발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원료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이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 완성차업체 전기차 드라이브로 수요확대 가속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BMW, 닛산 등 일찌감치 전기화 작업에 공들여온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을 중심으로 2025년을 겨냥한 전기화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은 아예 정부차원에서 강력한 전기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자동차(BAIC), 둥펑자동차그룹 등은 202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완전 단종을 목표로 전기차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배터리 원료 수요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선 2016년 기준 1만3000톤 수준이던 국내 코발트 수요가 2025년에는 4만8000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줄어…치솟는 코발트 가격

문제는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해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주요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핵심 원재료 '코발트' 가격이 심상치 않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6년까지만 해도 파운드당 10달러대에 머물던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30달러 초반까지 오르더니 최근 들어서는 40달러 선도 돌파했다.

글로벌 코발트 가격은 이달 5일 로테르담 거래소 기준 파운드당 43.15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 현금 기준으로도 톤당 9만1000달러(파운드당 약 41.31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코발트 생산업체인 글렌코어(Glencore)의 노후광산 가동중단과 니켈 가격하락으로 부산물인 코발트 공급이 감소된 영향이다.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광산·제련 투자도 지연된 것도 주된 가격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불안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광산 확보에 나선 것 또한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선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코발트 공급라인의 80% 이상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발 늦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남은 공급선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 LG화학,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설립

LG화학은 이미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한 중국 업체와 손잡는 가장 쉬운 방법을 택했다.

LG화학은 11일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합작 생산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화유코발트는 지난해만 정련 코발트 2만톤을 생산한 세계 1위 업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2020년까지 총 2394억원을 출자해 화유코발트와 전구체·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각각 설립하고 운영에도 참여하게 된다. 합작 생산법인의 생산능력은 전구체·양극재 각각 연간 4만톤 규모다. 향후 수요 증가 시 10만톤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핵심 원재료에서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수직 계열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로써 원가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SK이노베이션, 호주업체와 '장기 공급계약' 체결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션' 호주의 업체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해법으로 내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2월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ustralian Mines Limited, 이하 AM)'와 황산 코발트 1만2000톤, 황산 니켈 6만톤에 대한 최대 13년의 공급계약 체결했다. 향후 지분 투자에 대한 독점 협상권도 확보했다.

특히 중간공정인 황산화 과정을 AM이 맡게 돼 공정 효율화도 달성했다. 기존에는 황산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메탈을 수입해 중국에서 추가 가공했다.

또 세계 매장량의 15%를 보유했지만 생산량은 5%에 불과해 코발트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호주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전망도 밝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장기계약을 통해 핵심원료 수급 불안정성을 축소했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원가 상승 또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SDI "공급망 다변화 주력…재료소모량 절감도 추진"

삼성SDI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감소에 나섰다.

삼성SDI는 지난달 포스코와 함께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이 주관하는 리튬프로젝트에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은 575억을 투자해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이를 통해 리튬을 원료로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한다.

코발트의 경우에는 공급선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신뢰할 만한 공급업체와의 장기계약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구매처를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장기간 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거래루트를 물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제조공정상 코발트 투입량을 줄여 원료의존도를 낮추는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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