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장단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위기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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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사장단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위기극복'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1월 14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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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지주회사 대표 내정자는 '지주회사 전환 매듭·그룹 사업재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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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봉착해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업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한편, 사장단에 젊은 피를 수혈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4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 따르면 그간 그룹 일선에서 구조조정과 경영위기 극복에 앞장섰던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부회장이 한 발 물러나고,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현재 위기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절벽으로 지난해 2분기 9조8627억원었던 매출액이 올 3분기에는 3조8044억원까지 줄어드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올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기조를 유지해왔다.  

현대중공업은 보유자산 매각, 순환휴직 등 비용절감에 기대 불안한 '불황형 흑자'를 이어왔지만,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경영효율화에 매진해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길렀다. 

올해 매출은 줄었지만 그룹 산하 조선 3사 수주량은 10월까지 120척(75억 달러 규모)까지 개선됐고, 내년부터는 글로벌 업황도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체질개선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젊은 피를 수혈해 분위기를 전환하는 조치로 바라보고 있다. 

2014년 일선 복귀 이후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이번 인사에서 용퇴를 결정한 최 회장 또한 "아직 회사가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용퇴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또 다른 세대교체인 후계구도 승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기존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영업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던 정 신임부사장은 이번 인사로 현 안광헌 대표와 함께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직을 겸임하게 됐다. 정 부사장은 향후 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올 들어 진행된 사업분할과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정 이사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강화된 데다 미래사업 분야에서 정 신임부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늘어나면 추후 후계 승계도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권오갑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의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중공업은 올 초 사업분할을 통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있던 순환출자고리를 느슨하게 변경하고 현대로보틱스에 지주회사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에 따라 아직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를 추후 완전히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 대표이사로 이 같은 지주회사 전환을 매듭짓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와 함께 그룹 전반을 관리하면서 그룹 사업재편과 대외활동 등에 전념하며 그룹을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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