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조종사 빼가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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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 조종사 빼가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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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국내 대형항공사가 저가항공사(LCC) 조종사들을 무더기로 채용해 LCC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작년 8월에 LCC인 에어부산 조종사 1명을 뽑은 데 이어 최근에는 같은 회사 조종사 4명을 잇달아 채용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투자한 LCC로, 채용한 5명의 조종사 모두 부기장으로 일하던 조종사들이었다.

이를 두고 에어부산은 "조종사 빼가기"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에어부산 측은 "운항훈련원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은 자체 인력양성이 충분한데도 LCC에서 잘 훈련된 조종사를 빼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제1항공사가 국가의 LCC 정책에 반하는 행태를 자행하고 있고 이는 공정거래를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에어부산은 조종인력을 선발해 부기장으로 임명하기까지 8~9개월의 교육기간이 소요되고, 이 기간 교육비용만 1인당 5천여만원이 들어간다는 점을 들며 대한항공의 자사 조종사 채용으로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생력을 갖추려는 LCC의 훈련된 인력을 빼가면서 LCC가 대형항공사의 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에어부산은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처우를 대형항공사 수준에 맞추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LCC 조종사의 급여는 대형항공사의 80% 안팎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LCC 조종사 채용은 스카우트가 아니라 민항 경력 조종사 등을 상대로 공개채용 과정을 거친 것"이라며 "이는 조종사 개인 선택에 따른 문제이지, LCC 출신이니까 채용을 금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LCC 조종사들도 안정성과 근무조건, 처우 등에서 더 나으니까 대형항공사로 옮기려는 것"이라며 "이를 빼가기로 호도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LCC와 외국항공사 조종사 등 민항경력 조종사, 제주 조종훈련원 수료생, 공군 조종사 등을 상대로 수시로 인원을 충당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 항공업계를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LCC의 열악한 사정을 알고 있지만 정부가 간여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 당국자는 "LCC가 이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초창기라서 보호할 필요는 있지만 이 문제는 직업선택 문제일 수 있어 정부가 섣불리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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