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카스 '스타 마케팅'으로 분위기 전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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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 '스타 마케팅'으로 분위기 전환할까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4월 02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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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vs 테라, 국내 시장점유율 놓고 묘한 신경전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레귤러 맥주 '왕좌'를 놓고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오비맥주 '카스'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하이트진로 '테라'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카스와 테라의 시장 점유율에 대해 날선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오비맥주는 지난해부터 이례적으로 '스타 마케팅'에 돌입하며 카스 기 살리기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최근 요리연구가 겸 외식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카스 새 모델로 발탁했다. 지난해 10월 개그맨 김준현과 에이핑크 손나은을 모델로 동반 발탁한 지 불과 6개월 만의 결정이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해까지 소주 '좋은데이' 모델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소비자 호감도도 높다. 백 대표는 방송에서 맥주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애정을 보였던 만큼 최적의 모델이라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치열해지는 맥주 시장 판도와 연관성이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2012년부터 국내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60%가량을 점하며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테라는 출시 279일만인 지난해 12월 24일까지 누적으로 약 4억5600만병(330ml 기준)이 팔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국내 대표적인 상권인 서울 강남과 여의도, 홍대 등에서 주류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테라 점유율이 61%에 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각각 '매출'과 '판매량'을 근거로 자사 맥주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발표해 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 자료를 인용해 '판매된 용량'을 기준으로 지난해 자사 점유율이 26.9%에서 30.8%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49.5%에서 48.9%로, 롯데주류는 6.1%에서 4.3%로 낮아졌다.

이는 오비맥주가 2월 말 '매출'을 기준으로 자사가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당시 오비맥주는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이 자사 49.6%, 하이트진로 25.3%였다고 발표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제품별로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매출보다는 판매량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비맥주 측은 "판매량으로 집계할 경우 맥주가 아닌 기타 주류로 분류되는 '필라이트' 비중이 커진다"고 반박한다.

업계에서는 과거에 출고량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발표하던 관행이 사라지면서 기준이 모호해진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오비맥주의 모회사도 카스의 점유율 하락에 대해 인지하는 보고서를 냈다. AB인베브의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문 '버드와이저 APAC'는 최근 보고서에서 "카스는 한국 유흥 시장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여전한 시장 1위 제품이지만 카스의 점유율 하락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이 1.6% 줄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점유율 1.6%를 뺏기긴 했지만 맥주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방어했다고 보여진다"며 "카스는 톱 연예인을 기용하기 보다 프로게이머, 스케이트 보더에 이어 백종원 대표까지 스토리에 맞는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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