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표들 '통 큰' 주식담보대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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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대표들 '통 큰' 주식담보대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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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유현석 기자] 최근 코스피 상장사 대표들이 보유주식의 상당 부분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는 일이 잦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들의 주식담보대출은 회사의 어려운 자금조달 상황을 방증하는 동시에, 실제 대출 금융기관의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주가 하락이나 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 안전성 훼손으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김재섭 슈넬생명과학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대부분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마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날 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전체 보유주식 736만4986주 가운데 700만주를 우리캐피탈 등 4개 금융기관에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지난 10∼11일에 맺었다.

이 회사 측은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제공한 담보여서 자금을 마련한 목적에 대해서는 회사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왕기철 동원수산 대표이사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90%에 가까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공시에 따르면 왕 대표는 한화투자증권과 지난 12일 41만1990주, 대신증권과 전날 7만9600주를 담보로 맡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증권사에 담보로 잡힌 수는 모두 49만1590주로 왕 대표가 보유한 전체 주식(55만9189주) 가운데 87.9%에 해당한다.

동원수산 측은 지난해 11월 왕 대표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하고자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했던 48억원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이번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왕 대표는 BW 행사를 통해 지분율을 기존 0.41%에서 12.59%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락앤락의 최대주주인 김준일 회장이 한국증권금융과 기업은행 측에 각각 100만주, 30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고 공시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이들 기관과 총 434만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김 회장의 보유주식 가운데 담보로 잡힌 주식 수는 모두 564만주로 전체 보유주식(3526만6857주)의 16%에 해당한다.

최근 이희상 동아원 회장도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은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지난 5일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작년 10∼12월 사이에 우리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 현대증권 등 3개 금융기관과 모두 535만8110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이 회장의 전체 보유주식(536만1571주)의 대부분에 해당한다.

상장사 대표의 대규모 주식담보계약은 소액주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치가 급락하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았던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가 일어날 수 있어 주식담보계약 체결 자체가 주가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진의 주식담보계약은 상장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거나 실제로 경영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에 나서는 이유는 회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간접적 증거가 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담보 주식를 처분할 경우 대주주 변경으로 경영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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