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분쟁에 찬바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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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분쟁에 찬바람 '쌩쌩'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2월 07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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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 쉰들러그룹 계속 딴지 왜?… "지분기반 탄탄"
   
▲ 초고속 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 `현대아산타워` 모습

[컨슈머타임스] 현대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대표 한상호)가 2대주주인 쉰들러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이유로 쉰들러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소송, 양측의 분위기가 크게 냉각되고 있다. 

◆ 쉰들러,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압박

6일 재계에 따르면 스위스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쉰들러그룹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압박하고 있다.

쉰들러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 지분 35.1%를 소유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이 47.2% 지분 점유로 1대 주주다. 소액주주가 12.1%, 우리사주조합이 5.6%다. 우호지분인 우리사주조합을 합하면 현대그룹의 지분은 52.8%로 절반을 넘는다. 우리사주조합은 기업의 직원들이 본인 회사의 주식을 취득 관리하기 위해 조직한 조합이다.

쉰들러그룹은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법에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계약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주식으로 맺은 파생금융계약의 갱신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사한 내용의 파생금융계약 체결도 막고 있다.

12월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는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주식을 연계해 넥스젠캐피탈, NH농협증권, 대신증권, 케이프포춘 등과 다양한 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있다. 해당 상품에는 현대상선 주식이 매입가보다 하락할 경우 차액만큼 손실을 보전해주는 조건이 걸려있다.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해 앞서 언급한 금융업체들이 손실을 입을 경우 이를 만회해주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계약이 주주의 가치를 침해한다는 게 쉰들러그룹 측의 주장이다. 현대엘리베이터에 지나치게 불리한 계약관계인데도 이사회에서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파생상품 평가손실액은 1000억원을 넘겼다.

이번 파열음에 과거 범현대가(家) 경영권 분쟁을 대입하면 흥미롭다.

현대그룹 지배구조에는 현대상선이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정점에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현대아산 등 나머지 그룹 계열사도 보유하고 있다. 즉, 현대상선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현대그룹의 앞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2006년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지분 27.7%를 전격 인수했다.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비쳐졌음은 물론이다.

당시 현대그룹이 택한 방어책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전면에 내세운, 앞서 언급한 파생상품 계약이었다. 쉰들러그룹의 이번 소송이 현대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2대주주의 단순 법적 의사표시로 보기 어렵다는 의혹이 나온다.

◆ 현대그룹 "지분 과반수 이상 확보"

쉰들러그룹은 지난 2006년 5월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최초 매입한 후 지속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왔다. 2010년 지분율을 31.3% 끌어올리고 지난해 11월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 이사회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은 올해 4월 신청 법원에서 패소했고 쉰들러 측이 항소한 상태다.

이 가운데 쉰들러그룹은 지난달 23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35.1%로 지분을 확대했다. 존재감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위협사격을 가하는 '투트랙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그룹 측은 쉰들러그룹의 소송이 경영권 논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룹 측 지분이 과반수 이상이고 지분 구조 역시 탄탄하다는 입장이다.

이매희 현대엘리베이터 홍보부장은 "쉰들러그룹의 소송 내용은 경영권과는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문제"라며 "단순히 특정 상품에 대한 법적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슷한 내용의 소송이 마무리되는데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만약 해당 소송이 경영문제로 이어지면 본사가 대처 방안을 구상하는데 충분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가 4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티스코리아, 티센크루프코리아 등의 외국계 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쉰들러그룹은 2003년 국내시장에 진출했지만 선두 대열에 들지 못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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