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D 도수안경' 서비스 슬며시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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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D 도수안경' 서비스 슬며시 없앴다
  • 문유진 기자 eugene@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7월 27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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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업체와 제휴 종료로 공급 중단…"시력 나쁜 소비자 우롱 " 비난
   
 

 

삼성전자가 시력이 나쁜 소비자들의 3차원(3D)TV 감상을 돕기 위해 내놓은 '3D 도수안경' 서비스를 슬그머니 없앤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LG전자와의 경쟁 구도속에서 빚어진 '무리한' 차별화 전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도수안경 교환 쿠폰 '무용지물'

시력이 나빠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A씨는 올해 초 삼성전자 3D TV를 구매했다. 3D TV 전용 안경에 도수를 넣을 수 있다는 삼성전자 영업사원의 설득에 넘어갔다. A씨는 특정 안경점을 통해 해당제품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 비용도 지불했다.

그러나 며칠 뒤 A씨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자신의 시력에 맞는 도수안경 제작이 불가하다는 안경점 측의 설명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환불해 주겠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A씨는 "3D TV를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수가 들어간) 3D안경이 없어 입체영상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시력이 나쁜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까지 저시력자의 3D TV 시청을 돕는 도수안경을 특정 안경점과의 협력을 통해 판매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기 언제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쿠폰형태였다.

삼성전자는 안경 착용자들의 3D TV 시청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3D 도수안경을 제작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도수가 있는' 안경에 '도수가 없는' 3D 안경을 덧쓰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본보 확인결과 삼성전자는 3D 안경 제작업체인 '블릭'과의 제휴 종료로 인해 도수안경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릭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지난 4월 1일자로 제휴가 끝났다"며 "현재는 3D 도수안경을 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경착용자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이 일회성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특히 3D 도수안경 제작 종료에 대한 사전 안내도 없는 상태여서 쿠폰을 소지하고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 반발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쿠폰의 경우 작년 모델에 한해 판매됐다"며 "올해 신제품의 경우 안경을 착용한 소비자는 3D 안경을 덧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모델에 비해 안경테 등 3D 안경의 변화가 있다"며 "특히 안경 무게가 줄어(덧쓴다고 해도)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부 제품정책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의미로, 도수안경 구매를 원했던 소비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 "3D안경에 도수 넣는 것 어렵지 않은데…"

LG전자 관계자는 "삼성 3D 안경은 도수안경 제작에 한계가 있다"며 "클립방식처럼 안경위에 덧쓸 수 있는 형태도 아니고 (덧쓴다 해도) 무거워서 소비자 입장에서 번거로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온 가족이 돌려써야 하는 3D 안경에 도수를 넣는 것도 사용상 불편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도수가 들어간 선글라스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처럼 도수가 들어간 3D 안경을 만드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며 "삼성전자가 3D TV 전략을 전반적으로 다시 세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셔터글라스방식(SG)을 채택한 삼성전자와 편광안경방식을(FPR)을 채택한 LG전자는 3D TV 시장에서 화질을 놓고 양보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문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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