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복불복'식 장난감 판매 동심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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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복불복'식 장난감 판매 동심 울린다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2월 09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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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 알 수 없게 포장 교묘한 '상술' …업체 "제품 가격 저렴" 문제없다?
   
   ▲내용물을 골라 구입할 수 없도록 포장된 레고 미니피규어 제품

"제품 가격이 아이들 용돈으로 살수 있는 정도라 상술은 아니다."(레고코리아 관계자)

레고가 내용물을 알 수 없도록 포장한 장난감을 '복불복'식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원하는 제품이 나올 때까지 구매하도록 유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상술에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코 묻은 아이들 돈 갈취하는 레고…"

제보에 따르면 최근 어린 자녀와 대형마트를 방문한 A씨는 레고의 미니피규어 5개를 구입했다. 관절이 움직여 다양한 동작표현이 가능한 캐릭터 제품이었다.

개봉 전까지 내용물을 알 수 없도록 포장돼 있어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구입하기는 불가능했다. 포장을 개봉해보니 5개중 2개는 동일한 제품이었다. 이마저도 이미 소장하고 있는 캐릭터였다.

A씨는 업체 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내용물을 미리 알 수 없게 하는 것이 제품 컨셉이라는 이유였다.

A씨는 "아이가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계속 구입해서 쌓아두라는 것이냐"며 "잘못된 상술로 코 묻은 아이들의 돈을 갈취하는 레고의 작태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8일 완구업계에 따르면 레고의 미니피규어 제품은 시리즈별로 16개의 캐릭터로 구성, 국내에는 6번째 시리즈까지 출시됐다.

제품 정가는 개당 3600원, 대형마트 등지에서는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낱개 제품 포장에는 내용물을 구분할 수 있는 표시가 없다. 16개의 캐릭터를 모두 모으려면 경우에 따라 20개, 30개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레고코리아 측은 제품의 특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가격이 비싸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한 시리즈별로 16개의 캐릭터가 있는데 특정 제품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해 다양한 제품을 모을 수 있게 했다"며 "특정 캐릭터만 인기가 있어 소비자들이 그 제품만 사면 나머지는 남게 된다"고 말했다.

고의적으로 소비자가 값을 지불하고도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 없도록 했다는 얘기다.

◆ 업체 "아이들의 용돈으로 살 수 있는 가격"…문제 없다?

이어 그는 "개당 가격이 5000원 이상이면 상술이지만 대형마트에서는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가격 자체가 아이들의 용돈으로도 살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상술 여부를 가리는 제품 가격의 기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이 없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레고의 판매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장난감 등을 파는 업체들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아이들은 장난감을 구매하고 개봉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기업의 기만행위 등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레고의 복불복식 판매)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차라리 엄마들을 상대로 하는 물건을 팔아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직장인 이모씨는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내용물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며 "다만 성인이 아닌 판단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어린이들이 대상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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