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MZ세대 외국인도 오는 '성수'…브랜드도 '힙'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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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MZ세대 외국인도 오는 '성수'…브랜드도 '힙'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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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스페이스 2.0 전시 경험형 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줄이 생겼다. 사진=이미현 기자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입장하시려면 대기줄을 서주셔야 됩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 가까워질수록 요즘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를 그대로 입은 듯한 통 넓은 바지, 롱 기장의 코트, 숏 패딩 차림의 Z세대(1990년대~2010년대 초반 출생)로 보이는 20대 젊은이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평일임에도 패션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기다리는 줄이 세워졌다. 대기 줄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섞여 있어서 매장 입장을 안내하는 직원이 영어로 한 차례 더 안내했다. 

이곳에서 만난 Z세대라 소개한 미국인 한 관광객은 "친구들과 성수가 유명하다 해서 왔다"며 줄을 선 이유에 대해선 "경험하기 위해서 온 것(I'm going to have an experience here)"이라고 말했다.

거리엔 케리어를 끈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국어가 귓가에 들려왔다. 이를 반영하듯 매장에선 3개 국어 쇼핑 안내 멘트가 연이어 나왔다.

유통업계가 성수동에 젊은 세대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찾아오자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힙 성수', 'MZ 놀이터',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곳 패션, 뷰티 브랜드 매장을 비롯해 편의점도 MZ세대 눈길을 끌만한 요소들로 넘쳐났다.

코닥어패럴이 지난 1월 오픈한 '코닥 코너샵'에는 젊은 층이 몰려있었다. 매장 1층 입구 앞 설치된 포토존에선 인증 사진을 찍어 자신들의 사진을 벽에다 전시하거나 바로 옆에 마련된 다양한 그래픽 스티커를 골라서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들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곳 매장 직원은 "포토존을 즐기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선 적도 있다"면서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코너는 외국인들에게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코닥 코너샵에서 포토존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커스텀 굿즈 존'은 현장에 마련된 다양한 그래픽 스티커를 골라 취향대로 커스텀 할 수 있는 티셔츠, 에코백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이곳 성수점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코너다. 

코닥어패럴은 지난해 5월 성수동에서 2주간 운영한 팝업 스토어에 40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올해는 이곳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코닥어패럴은 앞으로도 브랜드 헤리티지를 독특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경험하는 플랫폼으로서 코닥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활용할 계획이다. 

코닥어패럴 관계자는 "핵심 고객층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점을 고려해, 마음껏 영감을 발휘해 취향을 즐기라는 취지를 반영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디아일 성수점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송하철 퀀텟의 재즈 공연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변했다. 제품을 팔기 위한 매장이 아닌 콘서트처럼 매장이 꾸며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디아일 성수점에 열리는 재즈공연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매장 관계자는 "공연시간부터는 제품 판매나 구경이 되지 않는다"며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이니스프리 성수점을 오픈한 이후 매월 클래스나 문화공연을 진행하면서 젊은층들에 호응이 높고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니스프리는 성수점에서만 판매하는 DIY 캔들 '디아일 캔들', 섬을 모티브로 한 케이크, 파르페, 칵테일 등 특별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 모델로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내세운 템버린즈 성수점도 MZ세대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한 관광객은 번역 앱을 활용해 직원과 대화하며 제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 또 제품 계산을 위해 카운터 앞에는 대기줄이 길게 생겼다.

템버린즈 성수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번역 앱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20대 방문객 최모씨는 "이곳은 화장품 매장 같지 않고 갤러리 느낌이고, 다른 매장과 다르게 직원들이 쫒아 다니거나 눈길을 주지 않아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무신사에서 전개하는 SPA브랜드 스탠다드에서도 쇼핑을 위해 방문한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MZ세대를 겨냥한 만큼 젊은층들이 주요 소비층이지만 최근 성수에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라서 성수점도 외국인 고객 유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GS25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 도어투성수에서도 젊은 층들로 붐볐다. GS25는 오는 26일까지 밸런타인데이 메인 캐릭터 스폰지밥과 친구들을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요술거울 인증샷 이벤트, 후지필름 포토 키오스크 등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GS25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 도어투성수에 마련된 캐릭터와 인증샷을 찍는 모습. 사진제공=이미현 기자

삼성물산패션 비이커도 성수점을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삼성물산패션 관계자는 "비이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며 "젊은층 유입이 높아 잠재고객에 노출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F도 성수에 리복 팝업스토어를 2번 운영했다. LF 관계자는 "젊은층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헤리티지를 알리는 데 큰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에서 전개하는 휠라 키즈도 지난해 성수에서 키즈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히로(HIRO)'와 손잡고 브랜드 헤리티지에 스트리트 무드를 접목한 콜라보 컬렉션을 론칭한 바 있다. 

휠라 관계자는 "당시 오픈런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현재 팝업 관련해서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휠라, 휠라 키즈 등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하고 팝업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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