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견인한 '채권'…올 들어 발행액 급증
상태바
증권사 실적 견인한 '채권'…올 들어 발행액 급증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5월 09일 07시 55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권금리 하락에 매매가격 상승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증권 업황 개선에 따라 실적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권 매매가격이 상승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발행액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대표이사 정영채), KB증권(대표이사 박정림, 김성현), 한국투자증권(대표이사 정일문), 신한투자증권(대표이사 김상태), 하나증권(대표이사 강성묵) 등은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말 국내증시가 침체를 겪으면서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경기 둔화와 일부 글로벌 은행 부실 영향으로 금리가 하락해 실적이 개선됐다. 채권금리 하락과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간 금리차) 축소, 글로벌 증시 상승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된 영향이다. 특히 증권사 실적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 채권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채권운용 부문의 평가이익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대표적인 곳이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 1분기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시현하면서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2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7229억원으로 6% 줄었고 순이익은 1841억원으로 80% 증가했다.

특히 채권 관련 실적이 개선됐다. 채권발행시장(DCM) 회복에 힘입어 1분기 8조9000억에 달하는 채권발행을 주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채권운용 부문에서 1분기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권사들이 채권금리 급등에 따라 큰 손실을 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은 직접적으로 채권평가손실 회복에 기여한다"며 "간접적으로 예탁금 증가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통화정책도 이에 호응할 수 있다"며 "투자자예탁금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도 좋은 실적이 전망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약 1조7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3.1%,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19.1%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의 경우 채권을 전략적으로 판매한 점이 주효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환경에 투자 매력이 높아진 채권을 전략적으로 판매했다. 고객들의 채권 매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전용 채권을 확대하고, 채권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정비했다. 

대신증권의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3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 금액은 7561억원으로 전체 판매 금액의 25%를 차지했다.

대신증권은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특판 채권과 온라인 전용 채권을 각각 7, 8차례 판매했는데, 대부분 한도 소진으로 조기 종료했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국민주택채권, 지역개발채권 등 국고채와 금융채 위주로 공급했다.

KB증권의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통한 리테일 채권 판매액도 1개월 만에 1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같은 달 채권 판매액(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1.6배 증가한 수치다.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연초 판매동향을 감안하면 올해도 리테일 채권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금리하락 시 자본이득을 누릴 수 있는 채권투자에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증권사들은 우량한 채권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양질의 상품 제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